달항아리의 변신은 무죄 - 코리아 아트페어
코리아 아트페어가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서울국제사진영상전과 함께 열리고 있다. 첫날 서울국제사진영상전을 보러 갔다가 바로 옆 전시장에서 열리기에 함께 관람했다.
제31회째인 서울국제사진영상전 행사는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타격 때문일까? 아니면 사진 관련 업체가 퇴조했기 때문일까? 오후에 도착했는데 한산했다. 무엇보다도 참여업체가 많지 않았다. 특히 대형 카메라 제조업체는 캐논이 유일했다. 니콘, 소니는 없었고 렌즈 전문업체도 삼양광학이 유일했다. 가방류 조명류 업체가 있었고 프린터 업체로 엡손이 보였고 나머지는 소규모 업체들이었다.
한마디로 별다르게 볼 만한 것도 없었고 새로운 제품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 카메라 분야라고 하던데.... 사실 카메라 업체 참가가 줄어든 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였다... 한산하고 내용도 그다지 볼 것이 없는 그런 전시회였다. 이런 전시회를 통해 실물을 보고 만져보면서 오감이 작동했는데 이제는 그냥 온라인 검색해 필요한 것 찾아 구입하는 게 일반적인 듯싶다.
바로 옆에서 열리는 코리아 아트페어도 구경했다. 많은 미술가와 함께 일부 공예가가 참가했다. 사진가도 한 분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보 유통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시대를 반영하듯 현대미술은 서로 닮는 듯했다. 일본 만화풍의 인물화를 그린 화가 몇 분이 보였다. 똑같진 않았지만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림 관람 중 재밌는 소재가 보였다. 흔히 달항아리로 불리는 조선 백자를 오브제로 활용한 그림이 많았다. 달항아리의 단순한 원형이 주는 느낌이 화가들에게 변주 욕구를 준 듯싶다. 사진가 중에도 구본창 사진가가 달항아리를 촬영했다. 아래위 두 부분을 만든 뒤 붙여서 커다란 달항아리를 만들기 때문에 달항아리는 완전한 원형이 아니다. 현대 도예가 중에는 달항아리를 재현하면서 전체를 물레에서 한 번에 성형하는 분도 있다. 이렇게 만들면 완벽한 원형이 나오지만 살짝 찌그러진 전통 달항아리가 주는 느낌은 사라진다.
달항아리를 변주해 그린 작품 몇 점을 촬영해 여기에 옮긴다. 보시는 분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빈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