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지수 Mar 27. 2021

소장품 8: 일천 원권 100장 한 묶음



2019 7월에 은행에 입사했다. 신규직원이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과제가 있다. 바로  세기. 카드나 간편송금이 보편화  시대에 누가 현금을 쓸까 싶었다. 하지만 많이 쓴다. 여전히 상상 이상으로 현금이 많이 쓰인다. 시재를 맞추고 정산하기 위해서  세기는 은행원의 기본이다. 계수기가 있지만, 숙달되면 계수기만큼 빠르고 심지어 정확도는  높다.


문제는 하루아침에 숙달이 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여자친구는 나보다 6개월 빠른 2019년 1월에 은행에 입사했다. 거의 모든 과정을 6개월 앞서 경험했다. 그리고 내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선물을 주었다. 천 원짜리 백 장 한 묶음. 빳빳한 새 돈이었다. 취업 축하금이자 과제 연습용 부교재였다. 너의 애환에 공감한다는 별풍선 100개였다. 그 리액션으로 묶음을 평생 간직할 거다.

작가의 이전글 소장품 7: 뱃지 컬렉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