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소셜미디어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시고, 좋은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교류합시다
9년 전의 나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19명의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약 4년 전까지 드문드문 교류를 하다가, 현재 모든 활동이 중단되었다. 구성원의 모집 방식과 운영 방법이 꽤나 특별했는데,
ⅰ. 내가 만든 온라인 카페에 구성원들이 글을 올린다.
- 제한적인 경험으로 내린 결론이지만, 우리는 얼굴 안 보고 이야기할 때 더 진실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부시절 게걸스럽게 토론과 발표로 구성된 수업만을 찾아다니던 학기들이 있었는데, 그때 느낀 점은 구체적인 주제를 사전에 정하고, 대화 참여자들이 동일한 자료를 읽고, 심지어 미리 생각을 정리해 오더라도, 마주 보고 앉아 대화하며 소통하는 것이 제약이 많았다는 것이다.
- 실시간으로 최적의 언어를 선정하여 발화하는 것이 어렵거니와,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다가 어떤 포인트에 빈정 상하면 상대방 말이 안 들린다. 그게 교수든, 똑똑한 학생이든, 특정 단어에 꽂혀서, 그 시점부터 자신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전념한다.
- 그래서 내가 진솔해질 수 있고, 그것을 타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은, 글을 통해 비대면으로 교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주제는 사랑, 우정, 행복 등 접근하기 쉬운 주제부터, 각자의 콤플렉스, 인생 목표, 현재하고 있는 고민 등 비교적 무거운 주제들에 대해 끄적였다.
ⅱ. 모임장인 나는 모두를 알지만, 그들은 서로를 모른다.
- 모든 구성원은 내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섭외했다. 글을 쓰는데 큰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 전공이나 직업을 서로 겹치지 않게 했다. 공대생, 방송작가, 무용수, 음대생, 의사, 인문학도, PD 등 다양했다.
- 완전한 익명은 책임감을 결여시키고, 완전한 개방은 마지막 한 줌의 솔직함을 드러내지 않게 만든다.(기초화장까지 다 지워야 쌩얼인데 말이다). 따라서 모두가 나를 알기에 글에 어느 정도 책임을 가질 수 있었고, 나를 제외한 십여 명의 사람들은 전혀 몰랐기에 솔직해질 수 있는 구조를 짰다.
ⅲ. 이따금 인간에 대한 싫증과 혐오를 느끼지만, 난 기본적으로 사람을 애정한다.
-갑자기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나는 진실로 우리의 인생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우리의 소명은 그저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정기적 교류하면, 절로 삶이 풍요로워지게 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쫓기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지 않다. 이 믿음은 8년 전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도서관에서 밤새워 고민하던 인문학도 시절이나, 투자은행에서 일하면서 숫자로만 이야기하고 있는….. 대척점에 서있는 현재의 나나 변치 않았다.
-'완성'이라는 단어가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진짜다. 더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사소한 것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인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다.
-너무 극단적인 상황이나 경우를 가지고 와서, 이래도 완성되어 있냐고 발끈하지는 말아 주라. 내 의도가 그런 거 아니라는 거 알지 않느냐ㅎㅎ현재는 다른 커뮤니티에서 들어가서 매주 토요일 오전에 교류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그리고 내가 주도적으로 다시 사람들을 좀 모아볼 생각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현대인에게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활용할지의 관점으로 접근해야지, 하고/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하는 게 이득이다.
- 넷플릭스 실화바탕 다큐 영화 'Social dilema(2020)"을 보면, 실리콘 밸리 소재의 소셜미디어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당신이 1초라도 여기에 머무르도록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하고 있다. 당신의 뇌가 도파민에 절여지고, 편협한 사고를 갖던지, 왜곡된 미의 기준을 갖든 그딴 거 관심 없다. 그러니까 명확한 기준을 갖고 활용하자. 나는 일주일에 SNS를 2번 정도 접속하려 한다. 식후 30분 약 먹는 것처럼 내가 정해둔 기준인데, 오/남용하면 진짜 뇌가 은연중에 맛탱이가 가고 오한과 구토 발열 기침 불면증이 생긴다.
-특히, 난 잠깐 틈나면 그새를 못 참고 습관적으로 인스타 스토리 넘기는 사람 보면.. 이미 뇌가 절여졌다고 생각한다. 움찔하지는 마라 당신 이야기는 아니고 고해성사다
마크 주커버그 曰, "By giving people the power to share, we're making the world more transparent.", "Instead of building walls, we can help build bridges."
마크 주커버그가 소셜미디어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일상의 생활패턴과 사고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줬고 분명 혁신이다. 이견 없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전혀 책임지지 못할, 책임질 수도 없는 수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악의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1번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나도 인간에게 소통은 필수적이라고 믿기 때문)
다만, 아인슈타인이 원자폭탄이 터진 것을 보고 핵무기 개발을 촉구한 것을 후회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 것처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공산주의라는 이념을 들고 왔지만, 근현대사에서 공산주의가 비극을 초래했던 것처럼,
주커버그가 소셜미디어로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건 알겠는데........................
솔직히 작금의 소셜미디어가 현대인들의 뇌를 얼마나 brain washing 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주고 있는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
내가 장교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 중간 즈음인가.. 휴대폰이 도입되어 개인 정비 시간에 모두 휴대폰만 보기 시작했다. 미취학 아동 조카를 보면 가족모임을 해도 이 녀석은, 넷상에 있는지 친구들이랑 논다. 그저 시대가 변해서 삶의 방식도 바뀌었다고 끄덕이면서.. 넘어가지지가....
이에 대해 관심 있으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좋을 거 같다. 난 나중에 애 낳으면 어렸을 때부터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인지시키고, 활용하게 만들지 반려자와 고민을 많이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 Social Media, Mental Health, and Women(jordan peterson with Dr. Jean Twenge)
https://www.youtube.com/watch?v=1lSzhFwicBM&t=385s
결론은 소셜미디어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시고, 좋은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교류하자는 거다.
(대면 비대면 적절히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