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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잼 Dec 22. 2021

할 수 있다는 거짓말

자신을 믿지 마세요

뭐가 싫냐면, 할 수 있다고, 괜찮다고, 너 자신을 믿으라고 북돋는 말들이 싫다.

왜냐고? 거짓말이니까.


나도 어쩔 수 없는 현대인이라 SNS라는 걸 한다. 팔로워 몇 명 없고, 일부러 해시태그도 달지 않지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어디에 올릴 곳이 없어 사용한다. 그렇다고 내 피드만 올리고 도망치듯 어플을 닫아버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SNS는 아무쪼록 다른 사람을 염탐해 줘야 제 기능을 발휘하니까. 


그렇게 손가락 지문이 닳도록 스크롤하면, 불행히도 팔로워들의 피드보다 광고가 넘쳐난다. 문제는, 이 광고에 매번 속아 넘어간다는 것이다. 할 수 있다는 그들의 꼬임에, 힘을 내어버리고 이내 결제창을 누르고야 마는 이 연약한 마음을 어찌할꼬. 콘텐츠를 소비하는 쪽이 아니라 생산하는 쪽이 되고 싶다고 몇 년째 바둥대고 있지만, 내 콘텐츠는 인기가 없다. 그래서 자존심 세워가며 말한다. 나, 팔려고 한 적 없어. 읽히고 싶을 뿐이야. (순서가 다르지만 결국 똑같은 말이다)


뭐가 싫냐면, 나 자신을 자꾸만 속이는 반복이 싫다. 나는 날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아해 보려고 노력 중인데. 매번 속아 넘어가서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나를 좋아하기란 어렵다. 


할 수 있어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쉽고 빠르게, 하루 30분, 매일 10분. 그럴싸한 광고성 멘트에 홀라당 발라당 넘어가버린다. 네. 맞아요. 저는 할 수 있어요. 제가 이런 계기가 없어서 그렇지 그렇게 인간말종쓰레기범벅은 아니거든요. 계기만 있다면, 저는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겠죠!! SNS에는 성공 신화가 널려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 주변에는 성공한 사람이 1도 없다. 정말 1도 없어.


운 좋게도 최근에, 돈을 모으려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으면 된다는 영상을 봤다. 그 영상 덕분에 매번 SNS 광고에 속아 넘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아야지, 생각했다. 생각만 했다. 아직 실천은 10%도 못하고 있다. 여하튼, 장사꾼들 입발림에 넘어가고 있었다는 게 싫다. 그래, 그들의 그럴싸한 거짓말에 속은 거지 난 그렇게 못난 인간이 아니다. 매일 10분을 못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그들이 과대광고를 한 탓이다. 그래. 내 탓이 아니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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