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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공기는 정신을 날카롭게 한다

#3

by 김현우

살갗이 따끔거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다.



날씨가 추우니 집을 나서기 전부터 오늘 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부터는 아파트 복도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면 좋다.

오늘도 즐겁게 달릴 수 있겠는데. 정도로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차가운 공기는 정신을 날카롭게 한다.




눈이 오는 날, 눈을 맞으며 달리다 보면 무언가 감정적으로 하늘 위를 붕 떠서 나아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바닥이 미끄러우니 신경 써야 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몸은 오히려 힘을 빼야 하고. 시선은 발 아래 두어야 한다. 마치 업힐 달리기처럼. 무엇보다 온몸의 감각을 곤두 세어 발바닥에 신경을 전달하여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아스팔트 위 방지턱이나 횡단보도 페인트는 되도록이면 걸어서 건너야 한다. 참 번거롭고도 피곤한 일이다.

이렇게 위험한 핸디캡을 가지고서도 달리는 이유는 역시나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아침잠과의 싸움에서 이겼고 사소한 성취감을 얻으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25년 1월 27일 설중런 Day1 동호대교를 지나면서 부터 눈발이 약해졌다
25년 1월 28일 설중런 Day2 - 잠수교까지 가는 길은 눈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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