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예리한 관찰력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려는 참이었다. 신랑의 책 2권, 내 책 4권, 마지막 한 권이 우리집 어린이의 책이었다. 주말에 같이 도서관에 가서 고른 동화책이었다. 어린이가 나름 고심해서 빌려온 동화책인데, 저녁에 반납하러 가려고하니 동화책만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까지 동원되서 찾아보았지만 책꽂이에 꽂혀있어야 할 동화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한가로이 목욕하고 있는 욕조 속 어린이에게 다가가서 청개구리 책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도토리있는데 있다고 한다. 도토리 있는데? 집에 도토리가 어디있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도저히 못 찾겠어서 욕조에서 어린이를 잠깐 꺼내 수건을 등에 둘러주고, 책을 찾아달라고 했다. 거침없이 앞으로 걸어나간 어린이는 한번에 도서관 책을 찾아내며 이거 아니야? 했다. 게다가 책 머리 위쪽에는 도토리 그림이 하나 있고, '도토리 인성동화'라는 글씨가 쓰여있었다.... 어린이는 어떤 책이 어디에 꽂혀있는 지도 알고 있었다. 평소 그렇게 책에 관심많은 아이는 아니라 무심한 줄 알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어디에 꽂혀있는 지 정도는 외우고 있는 아이였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어른 세명이 못찾은 걸 아이 하나가 찾아내다니. 항상 더 똑똑하거나 수가 많은 것이 해결책이 되는 건 아니라는 우리 어린이로부터의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