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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권하는 냐옹이 Feb 16. 2023

아지트가 필요하다면,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서점 있으면 좋겠다

“책은 뭐랄까,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는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니면 기억 너머의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기억나진 않는 어떤 문장이, 어떤 이야기가 선택 앞에 선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선택의 근거엔 제가 지금껏 읽은 책이 있는 거예요.”





MBTI는 왕TJ에 넷플릭스에서도 다큐멘터리만 챙겨보지만, 간혹 지나치게 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는 자각이 들 때면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는다. 이 책은 출간 당시부터 알고 있던 책이긴 한데, 굳이 찾아서 읽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고 인기가 높은 탓에 그간 도서관에서 대여가 어렵기도 했다.


마음 따스해지는 이야기임은 확실하고 판매량이나 별점(특히 구매자 별점)에서도 많은 분들께 공감과 위로를 준 책임은 확실하나, 왕TJ는 역시나 이 책을 읽는 와중에도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라는 책에 담긴 동네서점 사장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내 마음 한 켠에도 감성은 남아 있는 법. 대형서점의 웅장함도 좋지만 종종 일부러 동네서점을 들러 일반 서점에선 오히려 찾기 어려운 책을 둘러보기도 한다. 며칠 전엔 망원동에 있는 'ㄹ'서점에 찾아갔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빈 손으로 서점을 나서는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 




아무튼 솔직히 말하자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나 영화 <카모메 식당>처럼 갈등을 만들어내는 등장인물이 없는 잔잔한 이야기인지라 독자의 현 상황, 감수성의 정도 등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할 가능성이 높다(놀랍게도 저자는 ‘작가의 말’에 <카모메 식당> 같은 분위기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말을 남겼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내 주거지 근처에도 ‘휴남동 서점’ 같은 책방(서점 보다는 책방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좋다)이 있으면 좋겠다는 점. 압도적인 대형서점에선 느낄 수 없는 무언가, 전자책이 주지 못하는 교감이 있는 종이책의 무언가를 아는 북러버라면 이 마음 또한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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