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이다
나는 정말 침대에서 노는게 좋다
벌써 열두시가 넘어서 내일 출근하려면 자야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EBS 건축탐구 집 시리즈를 많이 봤는데
지향하고 싶은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이 없지만 스스로 내 집을 지은 사람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공부방을 하는 사람
아이가 없지만 반려동물들과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나는 실은 회사다니는 것 말고는 재주가 없다
컴퓨터 두들기며 사무직일을 하는 것 밖에 안해봤고
심한 편두통과 허약한 체력으로 몸 쓰는 일도 어렵다
금손보다는 똥손에 가까워서 별다른 재주도 없고
무엇보다 재산도 유산도 현금도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디 교외로 이사해서 조그만 민박을 운영할까
자본이 없으면 대부분 망하거나 근근히 번다는 카페를 시작해볼까
실은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큼 다른 일로 돈을 벌 방법이 없는 것 같아서 아직 그냥 출근한다
브런치에 보면 온통 퇴사하거나 다른 일을 시작한 용기있는 사람들도 가득인데
아 나는 뭘하고 있나
근데 그들은 몇년 뒤에도 만족할까?
그래도 아주 가끔은 회사일에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것이 좋고
그 돈으로 먹거나 여행을 가는 것도 즐겁다
배부른 돼지같은 고민일까
그래
걱정과 스트레스는 무시하고
돈을 쓰자 먹고 마시고 쉬자
내일도 모래도 일년 뒤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