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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가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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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x NULL Sep 20. 2019

추석 연휴에도 누군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미지의 당신에게

데이터에 대한 내용이지만 데이터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숫자보다는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어떤 글들이 각광을 받고 인기를 끄는지는 다수의 구독자와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자연스레 노출되는 걸 보면 알 수 있고, 또 그렇게 노출이 되겠지만(닭과 달걀처럼 선후관계는 명확치 않다) 그보다 훨씬 많은 글들이 '브런치 나우' 한켠을 채우다 떠나간다. 조회수 0인 채로.


그리곤 영영 묻혀버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을 것이다.

흘러가는 글들을 모두 읽어볼 수는 없었지만 그 흐름을 잠시 낚아채 하나하나 기록해봤다. 태어난 때도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장삼이사(張三李四), 필부필부(匹夫匹婦) 글쓴이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특히나 여유로우면서도 한편으론 바빴을 연휴 동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무슨 글을 '쉬는 날'까지 쉬지 않고 썼는지. 우연찮게 읽어낸 짧은 편린을 공유해본다.


제목만 차곡차곡 쌓아서 문장 속 단어 구름을 만들어봤다.


기간을 굳이 명시하지 않아도 언제 쓴 글의 제목들인지,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언제 '쓴' 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즉흥적으로 썼거나, 과거의 언젠가 작가의 서랍에 담겨있었을 글들이 연휴 나흘 동안 2,200여 편이나 세상에 나왔다. 그중 몇몇은 다시 서랍 속에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감정/ 슬프다/ 벗어나다/ 떠나다/ 아프다/ 마지막/ 아니다란 단어는

보이다/ 기억/ 마음/ 현실/ 느끼다/ 인사/ 사람들처럼 가치중립적인(그렇게 보이는) 단어와

추석/ 명절/ 당신까지도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양쪽은 같은 내용이다.


각설하고,

키워드는 단연 에세이, 공감에세이, 감성에세이가 주를 이뤘다. 눈길이 가는 키워드도 있고 제목들도 있다. 벌써 과거가 되어버린 흘러간 글을 다시 찾아볼 엄두는 나지 않고 2천 개가 넘는 글 중에 단 20개, 스무 편만 엄선(!)해서 큐레이션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읽은 글들을 체크하고 머문 시간(session)을 이용한다면 플랫폼에서 충분히 지원이 가능한 부분일 텐데.


글을 함축한 단 한 줄의 헤드라인과 세 개의 키워드들을 그러모아서 처음엔 분석을 해볼까도 했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관뒀지만 뽑아낸 텍스트와 그림으로 공유한다. 


sqrt(파랑 - 빨강) = 보라


19.추석.22

"추석명절연휴치다감성에세이밤수인번호폭풍우카페벗어나다고향어른결혼노르웨이공간달할머니한일기뜨다덕수궁보내다이탈리아마지막보름달유럽줄인사연습걸다여인치앙마이피렌체한가위요가느끼다명상좋은글작다잘하다뉴미디어베르겐손흥민스미싱실습영재치매프랑스여행가족삶서평길즐겁다동네부르다듣다카메라시댁아르바이트기대다동해무대바우하우스부탁분양정보샌프란시스코신념아트램프온라인요약우리들윤종신저녁천국촛불통계튀니지편견푸꾸옥핀란드좋다유럽여행두서다많다수업계절사람들싱가포르경영그리움집밥트레킹해룡북유럽우주해변달빛러시아무기력문자상실성경감상개발경주경찰관골목군인그것이알고싶다남정림둔황밀라노부부싸움영원예측오픈장애인적응차이천재추천도서토트넘트립패션디자이너"

추석 연휴 달빛카페에서
공간을 읽으며
한 스푼 나눈 고향생각
훌쩍 떠난 피렌체
의 즐거웠던 기억
노르웨이 트레킹
의 그리운 바우하우스
좋은글에 대한 바람은 일기에
명절의 다짐과 기도는 보름달에
담아 인사를 보내




누가 그랬던가. 사랑에 빠지면 세상 모든 사랑 노래가 내 얘기 같고, 이별하면 모든 슬픈 노랫말이 내 얘기 같다고. 워드클라우드에서도 그런 것만 보인다.(여러분도 그렇지 않은가?) 브런치 작가이자 독자로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작가, 비슷한 취향과 성향의 글들을 연이어 읽게 된다. 나 또한 라이킷에 박한 샤이 독자라서 미안하지만 혹여나 작가로서 자신이 고르고 고른 키워드가 저기에 보인다면 그 글은 분명 누군가 읽었던 것이고, 본문을 정독하진 못했더라도 제목만이라도 읽었을 거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이 글을 시작으로 주간 브런치를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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