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 부부의 알쏭달쏭 신혼살이

3부. 같이살이 : 혼자이지 않은 삶

by 칠일공



결혼이란,

누군가의 인생에 들어가는 것, 또는 누군가가 인생에 들어오는 것.


학창 시절에는 내가 결정하지 않아도 내 주변 사람들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반이 된다거나 옆자리에 앉게 된다거나 같은 동네에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이처럼 내가 정한 것이 아닌, 정해짐에 따라 인맥을 만들어 갔다.


사회에 나와서는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주변을 채웠다. 직장에서 만난 동료, 거래처 직원, 식당 종업원 등. 오히려 가족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기도 했지만, 늘 마음의 거리를 둔 채 적정선을 유지하며 지내게 된다. 회사를 떠나면 자연스럽게 남이 되는 실로 가벼운 관계. 일로써 만난 사람과의 관계는 일처럼 마무리되기도 한다.


결혼이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원 가족을 제외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것. 이것은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강제적인 것도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결정해야 한다. 평생의 가족이 될 배우자이기에 그 선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그 결정으로 이끄는 수많은 사유가 존재한다. 동일한 취미를 공유하거나, 비슷한 취향을 가졌거나, 완벽한 이상형이라거나, 서로 원하는 조건이 부합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운명처럼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어느 정도 선에서 적절한 타협을 하고 적합한 시기에 결혼하는 경우가 가장 흔할 것이다.


우리 부부의 경우는 취미도, 취향도, 성향도, 가치관도, 모든 것이 정반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사람이어야 했냐고 묻는다면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남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기에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불가능한 것들도 이 사람이기에 용납된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용서하지 못할 것도 용서가 되고. 내가 원하지 않은 것조차 함께해 줄 수 있고, 그의 취향에 최대한 맞춰 줄 수 있다.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감정이다. 나는 그저 우리의 오랜 인연에서 느껴지는 운명적 끌림을 믿었던 것 같다. 정신

을 차리고 보니 결혼식장이었다는 말은 실제 존재하는 말이었다. 그만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정한 선택이었다.


정반대 부부의 신혼 살이는 알쏭달쏭 그 자체다.

우리 부부에게 함께하는 취미 따위는 없다. 음식 취향도 전혀 다르다.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의 취향도 다르다. 그런데도 남편은 나의 인생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스며든다. 어느덧 그것이 나의 취향으로 바뀌기도 하고, 서로 섞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나 역시 조금은 남편의 인생에 들어갔을 테지.



나의 인생을 살면서 동시에
당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우리는 생각보다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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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에 들어가는 것,
누군가가 인생에 들어오는 것은
어렵고도 쉽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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