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마음

<아들과의 대화> 3

by 카르멘

(오전 6시경)


"엄마, 다정한 아침이야? 하트하트 아침이야"


"응, 울아들 다정한 아침~~"


참 다정한 모자의 아침 대화죠?

제가 두 달 전 결심한 대화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성공률은 60% 정도 됩니다.

일주일 중 2~3일은 아직 제대로 못합니다. (화를 내거나 한숨 쉬거나 하면 실패거든요...)


제가 왜 이런 대화를 무려 '결심' 하게 됐을까요?


똑같이 소띠고(세 바퀴 돌아 띠동갑),

똑같이 담백한 반찬을 좋아하고,

똑같이 볶음밥처럼 한 그릇 요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똑같이 좋고 싫고 기호가 분명하고...


그렇게 저와 많은 걸 닮은 아들은 기가 막히게 기상체질도 닮았는지

이른바 '종달새'였습니다.


반대로 밤늦게까지 안 자는 '올빼미형'도 있다는데,

저도 따지자면 종달새형 인간에 가깝습니다.


다만 제 종달새는 아침 7시쯤 짹짹 울어대는데,

아들 종달새는 아침 5~6시에 짹짹 울어댔습니다. (더 어릴 땐 4~5시에 짹짹~~)


자발적인 기상이 아니다 보니 미간도 찌푸려지고, 입에서 한숨이나 험한 소리부터 나오더군요.


"아휴~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엄마가 1부를 하고 나면, 아빠는 2부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몇 달 전 아이가 일어나면서 말했어요.


"아직 아침 아니야? 언제까지 자야 돼?"


"겨울이라 해가 늦게 뜨는데.. 아침인가? 새벽인가? 엄마도 모르겠네"


생각해 보니 그렇습니다.

몇 시부터가 아침일까요?

사람의 생체리듬이 다 다르고, 심지어 계절마다 해의 리듬도 다 다른데.


저는 그냥 제가 일어나기 싫고, 바깥이 어두우면, "아직 아침 아니야"라고 우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저의 우김에 억지로 아침을 미루고 미루다 겨우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겠죠.


<논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살게끔 하는 것" 이라고요.


밀라논나 작가님은 논어의 문구에 이렇게 멋지게 덧붙이셨더군요.

"Live and Let Live"

"나는 나대로 살고, 그들은 그들대로 살게 두자"라고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의 방식대로 살게 두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아이를 가장 사랑한다면서 왜 아이의 아침조차 원하는 대로 시작하지 못하게 뒀을까요?

(네, 그냥 제가 피곤해서입니다)


얼마 전 브런치 지담 작가님의 모임에 나갔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들었습니다.


"세상이 시작될 때 나도 시작하겠다, 해가 뜰 때 나도 뜨겠다"는 마음이라고요.

(이런 멋진 이유가!)


지금 제아이는 새벽 4~5시는 아니고 보통 6시 언저리쯤 일어나는데 그조차 저는 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새벽같이 반짝이는 일을 준비하려고 일어나는지도 모르는데요.

혹은 그냥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게 가장 그에게 좋은 아침인데도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명 '다정아침 프로젝트'.


무조건 한마디 하는 겁니다.

해가 떴든 안 떴든, 내가 피곤하든 안 피곤하든,

미간 찌푸리고 핸드폰 시계부터 찾지 말고요.


"다정한 아침이야"


그러면 아들은 항상 말해줍니다.


"아니~엄마 하트하트 아침이지!"


그렇게 오늘도 다정한 아침입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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