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나는 첫 책의 계약서 체결 시 전자책 발간이 포함돼 있었다.
오디오북까진 계약서에 있었는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무튼 요샌 전자책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보통은 전자책까진 세트로 출간을 많이 하는 듯싶다.
어떤 출판사는 인쇄비용을 아끼기 위해, 전자책 출간을 먼저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종이책 발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생겼다.
전자책 꼭 내야 할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3년에 발간한 <국민독서실태조사>란 자료가 있다.
사람들은 어디서 책을 살까?
1번. 대형서점(오프라인)
2번. 인터넷 서점 및 쇼핑몰
3번. 무료, 대여로 이용(도서관 등)
사람들은 얼마나 책을 살까?
종이책은 성인 연간 1권, 학생 연간 4.8권
전자책은 성인 1.2권, 학생 2.4권
오디오북은 성인 0.2권, 학생 0.4권
단순히 수치만 두고 볼 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은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미세하게 구매율이 높다.
반면 학생들은 여전히 종이책을 많이 보는데, 이건 학습을 위한 도서 등이 포함돼 그런 듯싶다.
마지막으로 오디오북은 아직 구매율이 아주 미세하다.
어쨌든, 주변 지인들이 '밀리의 서재' 등을 이용하고 전용 패드를 사기도 하는 걸 목격하고 '전자책' 발간에 관해 편집장님께 문의드렸다.
"편집장님, 밀리의 서재에서 볼 수 있는 전자책으로도 제책이 나오는 걸까요?"
"네~~ 교보, 예스, 알라딘, 밀리, 윌라 2~3개월 후에 전자책 출간 예정입니다"
그러고 나서 2주 정도 후 편집장님께 톡이 왔다.
"축하드립니다~~ 전자책 제작선정사업에 선정되셨습니다. 오디오북, 전자책 모두 선정되셨습니다. 전자책은 대기업 출판사들이 선정되어서 매우 힘든 문턱입니다"
사실 첫 출간을 하는 작가다 보니, 잘 모른다. 게다가 내가 계약한 출판사은 소규모다.
처음 '오디오북 선정사업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는 오디오북이 있는지도 몰랐다.
게다가 '전자책 선정사업'은 신청을 하셨는지조차 몰랐다.
그런데 전자책의 경우 총 1,653종 접수 도서 중 410종만이 선정되는 거라니,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내 책은 성인이 연간 1.2권 본다는 전자책으로, 0.2권 본다는 오디오북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좋은 책과 읽히는 책은 다르다.
현재까지 내 책은 120여 권 정도가 팔렸다.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문득 내 책이 정말 어떨까, 싶었다.
종이가 아닌 다른 형태로 발간될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진짜 독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작가로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내 책을 읽은 교보문고 독자들의 리뷰를 살펴봤다.
물론 이중에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한 리뷰도 있고, 내돈내산 리뷰도 있다.
그래도 나에게 가장 감동을 준 리뷰들을 모아보니, 내 책이 팔리는 가치가 돈에만 국한된 건 아니라는 확신이 조금은 들었다.
아마 첫 책을 내는 저자들은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마음으로 수익에 큰 기대를 걸진 않을 거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도 안 보면 어떡하지?
나랑 부모님과 남편만 사는 거 아니야?
그래서 나도 나름 공개계정 인스타그램을 출간 한 달 전부터 만들어 부랴부랴 출간홍보도 했다.
그중 이른바 #북스타그램을 해주는 분들은 도서리뷰를 올려주시기도 했다.
주변에서 자꾸 "얼마 벌었냐?" "작가님~한턱 쏘셔야죠"라는 말을 하면 민망하기 그지없다.
그럴 땐 통장 대신 리뷰를 보여주는 수밖에.
심지어 이 글을 쓰는 순간, 한 독자분이 "북콘서트나 북사인회를 하면 꼭 알려달라"는 DM을 보내셨다.
순수한 감사와 감동이 적금처럼 쌓인다.
"100인의 엄마들처럼 100인의 워킹맘이 생기면 좋겠다"는 독자분의 아이디어엔, 내 생각이 활자에 녹아들어 독자에게까지 전해지나 싶은 전율이 일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브런치 안에도 워킹맘 작가들이 많으니 그들만 함께 모여도 엄청난 시너지가 날 것 같긴 하다. 그 방법은 잘 모르겠고 아직 엄두가 나지도 않지만..
책을 내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고, 이런 꿈을 꿀 수 있었겠나. 출간은,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투자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이 된 방증이 있다.
어제부터 내 두 번째 책이자, 공저책인 <엄마의 유산 : 우주의 핵은 네 안에 있어>가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또한 <엄마의 유산: 네가 바로 블랙스완이야>라는 매력적인 책이 함께 나온다.
8월 2일인 내일부터 출고가 된다고 한다. 브런치를 통해 모인 엄마들이 함께 쓴 책이다.
작가들이 총 12 명인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이 책 역시 더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길, 그리고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길 바란다.
전자책, 오디오북 선정사업에 신청해 보시길 건의드려 봐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강렬하게 읽히길 기대해 본다.
왜냐하면, 앞서 밝히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국민도서실태조사 결과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책을 보기 위해 가정에 바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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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독서 강요 자제(62.5%)
2번. 가족과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 이용(57.6%)
엄마들이 책을 읽으면, 아이도 읽게 된다는 조사결과.
엄마 아빠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아이도 가게 된다는 근거.
그러니 아이가 책을 읽길 바란다면, 읽으시라! 서점에 가셔라! (그리고 8월 23일, 위대한 시간에 함께 오시길!!)
빽 없는 워킹맘의 육아 X직장 생존비책 | 안유림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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