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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내 책을 팔아준다면

by 카르멘

처음 책이 나왔을 때, 지구상에 약 300g(내 책의 무게)중량이 더해졌음을 알려야 했다.


그렇다면 어디다?


내가 지닌 인맥을 동원해 봤자 20명 남짓.


내가 갖고 있는 비공개 인스타그램은 카카오톡과 중복될 확률 80%, 그리고 사생활 등을 생각했을 때 득 보다 실이 크므로 이 채널은 패스.


그래서 공개 인스타그램을 하나 팠다.


iamhumanmom.

나는 인간 엄마다,라는 자칫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인증 박스의 문구 같은 아이디로.

실은 '엄마는 신이 아니라서'라는 내 첫 브런치북 제목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디였다.


하지만 공개 인스타그램을 팠다고 해서 팔로우 수가 갑자기 늘리는 만무.


광고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현직 인맥을 활용하여 '혹시나 쉽게 홍보할 통로'가 있는지 문의해 봤다.




다행히도 친절한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광고하기 도구 사용법을 알려줬다.


누구나, 소액으로, 원하는 기간만큼 설정이 가능하니 초반에 홍보하기 쉬운 특성을 지녔다.


실제로 인스타그램-광고하기 도구를 클릭해서 들어가 보니,

원하는 게시물의 광고를 원하는 기간, 원하는 타깃, 원하는 도달수만큼 설정할 수 있었다.


일반인이 광고를 하기에 진입장벽이 낮으므로 내겐 가장 손쉬운 내돈내산의 도구가 될 수 있었다.


처음 출간책이 나왔을 때 당시의 게시물을 1일 5달러씩 약 5일 정도 광고했다.

그랬더니 프로필 방문이 100건 이상 늘고, 팔로우가 30명 정도 늘었으며, 내 게시물이 10회 정도 저장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 광고 인사이트

뿐만 아니라 어떤 성별, 어떤 연령대가 방문했는지, 어느 지역의 사람들이 들어왔는지 등도 알려준다.


그러니 꽤나 간단하고 효과적인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명작가도 아니고, 대형 출판사와 계약한 것도 아니니 처음 세상에 나온 300그람짜리 책의 출생신고를 하려면 최소한의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으로 엄청난 인세를 받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첫 책이니 출생신고에 이 정도 정성은 들여야 미련이 없지 않겠나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의 목표는 '책'을 '씨드(seed)' 삼아 강의나 강연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최종 목표였기 때문에 어쨌든 이런 종류의 책이 있고 작가가 있음을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었다.




내가 첫 책을 출간하며 해본 홍보활동은 아래 다섯 가지 정도다.


1. 인스타그램 광고 : 공개계정을 파서, 광고하기 도구를 클릭, 원하는 금액과 기간을 설정

(보통 1일 5달러 정도)


2. 교보문고 보라(vora) 월별 서평책 선정 신청 : 예를 들어 9월 서평 책 3권 중 내 책이 선정되면, 보라에서 블로그 및 인스타를 통해 홍보를 해준다. 그리거 서평이 올라온다. 물론 서평을 쓰기 위한 책은 출판사에서 보내줘야 한다(약 10~12권)


3. 개인 서평단 모집 : 내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통해 서평단을 자체 모집하여 후기를 공유


4. 브런치 글 활용 : 브런치북을 비롯해 나의 프로필과 출간 관련 글에 판매링크 공유


5. 희망도서 신청 :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하기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은 아직 나 스스로 접해본 적이 없어서 감이 없다.

어떻게 홍보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판매가 되는지도 모른다.


다만, <밀리의 서재> 어플을 깔고 가입해 보니 내 책이 담긴 서재가 25개 정도 된다.

밀리의 서재가 월 정기구독 시스템이고 아마도 정기구독자들이 읽는 책 중 하나로 담긴 듯싶다.

어쨌든 나도 읽어본 적 없는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내 책이 누군가의 서재에 담기고 있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밀리의 서재




사실 책이 6월 출간되고 3달 정도 지났으니, 종이책이 할 수 있는 붐업 기간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출판 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서점 배치나 온라인 노출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


특히나 일반 단행본인 에세이, 소설은 워낙 흐름이 빠르다. 그리고 사전 판매나 예약 판매 등 오히려 출간 전 이벤트 기간이 중요해지면서 책출간 이후에는 길어도 한두 달이면 홍보타임이 끝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반응이 좋은 경우 강연, 북토크 등으로 6개월까지 이어질 수는 있겠으나 이는 정말 책이 좋거나, 작가 역량이 높을 경우겠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AI에게 한번 물어봤다.


"6월에 나온 내 책, 이제 홍보를 끝내야 할까?"


그랬더니 지금은 출판사 의존보다 작가 개인 브랜딩이 핵심이란다.


특히 육아 제도는 시의성 있는 사회적 이슈라서 칼럼이나 강연 등으로 계속 재소환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해 준다.


짧은 카드뉴스, 에세이 형식으로 SNS나 브런치, 뉴스레터로 '책 홍보' 보다는 '정보와 경험'의 공유로 독자를 유입하라는 전략을 짜준다.


심지어 카드뉴스 주제도 뽑아줬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써보니 진짜 이런 점이 불편했다”

“워킹맘의 하루를 버티게 해 준 3가지 제도”

“상사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꺼내기까지 3개월 걸린 이유”


작은 도서관, 여성가족재단 등을 활용한 '워킹맘 제도 활용법' 주제 강연도 추천해 줬다.


이쯤 되니, 왜 챗지피티가 개인 비서인 줄 알겠다.

AI도 역시 개인 작가들이 본인의 책을 홍보하는 데 적극 활용하는 툴이 될 수 있다.

공짜로 말이다.

심지어, 월별 홍보플랜도 짜준다...


나는 이번 글을 계기로 한번 AI가 추천해 준 플랜을 실천해보려 한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Ai의 홍보전략이 과연 먹힐지, 그 후기를 계속해서 쓸 수 있기를 바라본다.


챗 지피티가 기획한 내 책의 홍보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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