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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맘의 영감

그레이스 조의 이중생활

by 카르멘

우리회사엔 그레이스 조(Grace Cho) 과장님이 한분 있다.


내가 이글의 제목을 지은 결정적 영감은, 바로 그녀로부터 받았다.

그녀가 왜 그레이스 조냐면, 이름 그대로 언제나 우아하기 때문이다.


처음 그녀가 입사해서 전화통화 하는걸 듣고는 어디서 휴대폰 매너모드 음이 울리나 싶었다.

'음~~~~~~~~~'하는 그녀의 통화소리.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동안 감정의 기복 없이 '음~~~~~~~~~~~~~~~'하는 리액션을 하곤했다.


"아니 오늘도 이쁘게 일하고 있네, 정말 못말려!"


그녀와 친한 동료는 일하다 문득 그레이스 조의 옆모습을 보면

마치 모니터를 의전하듯 일을 한다고 한다.

이쁘게-


상상이 가는가?


우리는 보통 하루종일 무표정하거나 미간을 찌푸린채 모니터를 바라본다.

통화를 할때도 그사람이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화가 났는지 안났는지를 너무나 알수 있게끔

목소리에 감정이 그대로 실린다.


그러나 그레이스 조는 다르다.


'상냥함'이란 단어가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그녀가 아닐까 싶을 정도.


더 놀라운 건, 그녀는 초등학교 아들과 유치원생 딸 둘 워킹맘이라는 것.


매일 아침 아이 둘을 등원시키고

머리카락 한올 흐트러짐 없이 정갈하게 출근하여 퇴근할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다.


나와 같은 사람인가 싶어 한번 물어봤다.


"과장님은 어떻게 맨날 그뤠이스~우아해요?"

"집에서도 그렇게 그레이스한 엄마죠?"


그레이스 조의 대답.


"어느날 우리 첫째아들이 킹콩 영화를 보고있었는데..

'어? 엄마다!' 하더라구요^^"


아, 얼마나 큰 위안이고 위로인가.


그녀도 사람이었다.


아이들과 부대끼며 킹콩맘이 되곤 하는 엄마.


그러고보니 내주변에도 얼마나 많은 킹콩맘이 있을까 싶다.


회사에선 내색하지 않지만, 안팎으로 끊임없이 화를 삭히고 내고 하는.


그래서 나는 이브런치 제목을 정했다.


이 브런치를 모든 킹콩맘, 킹콩대디, 그리고 종종 킹콩이 되곤하는 전인류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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