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이 모여 선이 된다
85년생, (구)한국나이로 39살
(신)한국나이로 37살.
이책은 내가 (구)한국나이 39살을 맞이하여, 고르게 된 책이다.
자기 나이즈음이 돼야 그 숫자가 들어오니까.
내가 스물아홉 때 가졌던 느낌은 아직도 또렷하다.
서른, 서른, 서어른?
왠지 '젊고 어린' 나이가 꺾이는 느낌.
특히나 비혼주의가 아니었던 나로서는 자유연애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이상하게도 내친구들은 서른즈음에 거의 다 결혼을 했다.
한 친구는 꼭 서른 전에 하겠다고, 스물아홉 12월 28일에 결혼을 했다.
나의 20대는 치열했다.
꿈과 목표가 있었고, 그를 위해 질리게 노력했다.
아쉽게도 성취하지 못한 꿈이지만, 그 꿈을 접을지 말지 결정하는 나이가 바로 '서른'이었던 것 같다.
그래, 서른 전까지만 해보자! 라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서른이 되었다.
나는 페이스북에 아마도 이런 글을 썼던것 같다.
서른, 이제 내 키워드는 '순응'.
순종, 복종이 아닌 순응.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의연히 받아들임.
내인생의 챕터를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 고 말이다.
그게 내가 서른을 목전에 두고 했던 고민과 마무리였다.
이제 마흔이다.
내 30대는 어땠을까.
많이 했다. 여러가지를.
내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혁혁한(?) 성과들이 있었다.
우선, 서른 네살 봄에 직장에서 과장을 달았고
뜨거운 연애를 했고
내가 결혼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생각했던 서른다섯 즈음에 결혼을 했다.
그리고 서른 여섯에 엄마가 됐다.
나는 그대로인것 같은데 내 토양과 공기가 바뀐 느낌이었다.
더 정확하게는 나잘난 맛,나 예쁜 멋에 살았던 내 우주의 중심이
내가 아닌 가족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이에 무감각해졌다.
아이의 개월수를 계산하고, 개월수에 따른 표준성장표와 예방접종표를 들여다보면서
매년 썼던 나의 버킷리스트는 사라졌다.
아이가 세살이 되고 나니, 나는 복직을 했고 매일 '이렇게 피곤해도 인간이 살수 있는가'를 체감하며 워킹맘의 대열에 합류했다.
서른이 되기 전 멜랑꼴리했던 감정이 이제는 별로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담담,하다.
오히려 마흔,이 되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 걱정도 안된다. (이것은 다행인가 불행인가 아직 모르겠다)
그러다가 김미경 강사의 <마흔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김미경 강사의 지식인사이드 강의를 들었다.
지금 아무것도 소용없는 것 같은 습관, 일상의 루틴들이
점이 되어 10년후에 내 삶의 선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그녀의 말.
40, 50,60 아직 많은 내가 남았다.
스물아홉 내가 한 결심이 내 30대를 결정지었듯이
서른아홉 내가 한 결심이 내40대도 결정지을 것이다.
맞다, 나는 그것을 몸소 체험했다.
그래서 하나의 결심을 했다.
장바구니에 책을 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읽고
읽기만 하고 잊을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기록하고 버릴 것이 아니라, 남겨두자고.
그게 이 브런치 '킹콩엄마'이다.
서두가 길었다.
내가 쓰는 것은 대부분 그대로의 책 내용(약간의 생략과 편집은 있다)이고, 그중 나에게 와닿은 문구들이다.
마흔은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라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아가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다 _<김미경, 마흔수업>
01. 당신의 마흔은 아직 오전이다
사람의 일생을 24시간으로 나눈
인생시계에 따르면
평균수명 80세를 기준으로 1년은 18분. (21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3세)
그럼 마흔은? 낮12시, 이제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평균수명이 100세라면?
1년은 대략 14분 24초, 마흔은 오전9시 36분.
이제 막 출근해서 일할 시간.
50이 돼야 비로소 정오, 낮 12시가 된다.
해가 가장 높이 떠오른 12시를 밤 12시처럼 살 수는 없지 않나.
준비 없이 50대가 된 사람들은 60대부터 밤12시처럼 불을 끄고 '오프모드'에 들어간다.
앞장이 부실했어도 마흔이 중간에서 연결만 잘 해주면 뒷장뿐 아니라 인생 전체의 서사가 살아난다.
마흔은 생기 넘치는 '오전' 다워야 한다.
마흔은 해가 저무는 쪽이 아니라 해가 떠오르는 쪽에 가깝다.
내 마흔을 오전답게 대해야 내 예순과 일흔이 오후다워질 수 있다.
당신의 마흔은 아직 오전이다.
02. Real Me 리얼미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내 인생의 중요한 문제에 답해줄 리얼 미가 있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며 지혜로운 답을 해줄 존재가 바로 리얼 미다.
나는 지금까지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모두 리얼 미와 상의해서 결정했다.
'나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부쩍 외로운데 이유가 뭘까?'
내 인생의 모든 문제를 리얼 미에게 물어보자.
그냥 묻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마치 기도하며 신의 응답을 구하듯 간절하게.
답을 얻을 때까지 몰아야 한다.
'리얼 미'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이어리나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 줄도 쓰기 힘들지만 쓰다 보면 리얼미가 생생하게 튀어나온다.
일기쓰기를 나를 만나는 일종의 리추얼로 만드는 것도 좋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하루 24시간 중 진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따로 내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
어린시절 선생님과 부모님이 찾아주었던 나의 가능성을 이제는 내가 발견해야 한다.
또한 나의 아픔도 스스로 치유해야 한다.
이것이 독립된 어른으로서 존엄 있게 살아가는 삶이다.
우리 안에는 반드시 보살펴야 할 저마다의 아이가 있다.
이 아이 역시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아이는 나에게 가장 좋은 대답을 줄 수 있다.
그 어떤 똑똑한 사람들보다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걱정하고, 나에게 최선의 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내 안의 어린아이.
이제는 그 아이에게 시선을 돌려 소중히 대해주자.
마흔 이후 흔들리는 내 인생의 중심축을 잡아줄 최고의 내 편을 놓치지 말자.
03. 인생의 해석집
나만의 인생 해석집이 없으면 남이 정해주는 대로 살 수밖에 없다.
말로는 주도적인 인생을 살고 싶다고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사회가 합의한 룰에 맞춰서 살아간다.
문제는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죄책감이 들거나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워킹맘이 아이를 직접 돌보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는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아이는 부부가 같이 낳았는데 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아빠는 자랑스럽고 엄마는 미안해야 하는가.
'아내가 맞벌이하길 원하면 남편도 맞밥을 해라'
'부부는 서로의 꿈을 키워주는 부모다'
'남편과 아이가 1순위라면 나는 0순위다'
(김미경님의 해석집)
여자의 일과 삶, 꿈을 재해석하며 최대한 억울하지 않게 살려고 애썼다.
'당연한 것들'을 '나답게' 재해석하기 시작했다.
김미경 인생 해석집에서 가장 두꺼운 챕터는 '불행 편'
'이 불행은 내편이다'
'죽을 만큼 힘들 때는 밥 먹고 숨만 쉬어도 된다'
'힘들다는 건 힘이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나 자신만이 줄 수 있는 해답이기에 누구의 위로와 격려보다 큰 힘이 된다.
04. 아이들의 표준값
모든 부모는 매일매일 아이들의 표준값을 만들고 있다.
싫든 좋든 아이들의 스승 노릇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 매일 누적되면서 표준값이 만들어지는데 우리의 나쁜 습관은 한번에 안 고쳐진다는 사실이다.
자녀교육은 '클래스'가 아니라 부모의 태도로 가르치는 것이다.
클래스는 밖에서 전문가에게 배우는 게 훨씬 낫다.
부모가 집중해야 할 것은 How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태도 말이다.
How만 잘해도 부모 노릇은 100점이다.
아이들이 부모를 존중하지 않는 이유는 How는 알려주지 않으면서 What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는 책 한 권 안 읽으면서, 휴대폰만 보면서 왜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부모가 삶을 대하는 자세,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부모가 자신의 상황과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 부모가 자신을 평가하는 관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좋든 싫든, 옳든 그르든 아이는 부모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으며 자라기 때문이다.
워킹맘, 예를 들어 반찬에 너무 신경쓰지 마라.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먹느냐가 영향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논문이 학계에서 파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아다치 미유키 교수)
당신의 가슴을 울릴 한구절이 있었기를 바라며, 킹콩킹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