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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e Apr 21. 2022

브랜드들의 브랜드, BO MARKET 방문기

Be my B X BO MARKET

B와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Be my B>가 5주년을 맞아 특별한 콜라보를 진행했다. 바로 브랜드들의 브랜드, 요즘 핫한 생활 편집숍 'BO MARKET'에서의 토크 콘서트다. 우연한 기회로 초대를 받아 다녀왔는데 얻은 게 정말 많다. 후기를 간단히 공유한다. (핫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주신 원장님 감사합니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BO MARKET 1호점


세션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됐다. 5주년을 맞은 커뮤니티 <Be my B>에 대한 소개, 그리고 <BO MARKET>의 유보라 대표님과의 토크 콘서트.

Be my B X BO MARKET

<Be my B> 라는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B로 시작하는 것들(Beer, Baseball, Book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시작한 것이 쭈욱 이어져 5년 간이나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굉장히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집단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커뮤니티를 5년 동안 지속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네트워크, 그리고 브랜딩의 힘은 역시 위대해.


커뮤니티 소개가 끝나곤 참여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 소개를 했다. 정말 다 시키나 했는데, 정말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시켰다. 서른 명 남짓한 참여자 대부분이 <Be my B>의 구성원이어서 철저한 외부인인 나는 몹시 뻘쭘해졌다. 그 와중에 한의사가 아닌 콘텐츠 마케터로 자신을 소개하는 일은 신선했고. 자기 소개를 할 때 '자기가 사랑하는 브랜드'를 하나씩 꼽아야 했는데, 나는 고심 끝에 브런치brunch를 소개했다. 애증의 브런치. (이런 나의 짝사랑을 아는지 모르는지..? 메인에 좀 올려주겠니..?)



유보라 대표님과의 토크 콘서트는 정말 인사이트의 축제였다.


2014년, 남산 맨션의 1호점을 시작으로 곧 5호점 오픈까지 앞두고 있는 브랜드, <BO MARKET>의 스토리와 철학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부 내용을 공유한다. 더 많은 내용은 블로그에.

Q : BO MARKET의 시작은?

Bora(이하 B) : 처음 시작은 철저히 본인 개인의 니즈에서 시작했다. 1호점인 남산 맨션에 살았었는데 근방에 마트가 없어서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슈퍼마켓을 열었고, 거기에 내 취향의 물건을 넣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점점 동네 주민들이 원하는 물건도 넣기 시작했다. 결국 남산 맨션 주민들 모두의 취향이 담긴 '생활 편집샵'으로 거듭나게 된 것.


동네 주민이라면 누구나 다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대표님의 말. 특히, 갈 곳 없는 동네 사람들―하교 후의 아이들, 강아지를 동반한 사람들, 어르신들―을 위해 가게 문을 늘 열어놓았다고 한다. 로컬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면서 더욱 확고하게 컨셉이 자리잡은 것 같다. 대표님의 품성이 돋보이는 대목. 역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그것도 아주 오래.


Q : since 2014. BO MARKET이 이토록 꾸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뭐였나?

B : 예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계속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들으려고 노력한다. 고객이 '어떤 것이 필요해' 혹은 '어떤 것을 고쳐줘' 했을 때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 본인의 니즈가 반영된다는 점이 오랜 팬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말 그것 뿐이다.


요즘 회사에서는 고객 락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논의하고 있는데.. 사실 락인의 본질은 시스템이 아니라 진심에서 오는 것이다. 고객에게 '당신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브랜드는 당신 한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실감을 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풀어가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달까.


Q : 민트색이라는 파격적인 색을 쓰면서도 주변과 매우 조화로운 느낌. '조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B : 우리는 모든 걸 갖추어 짠! 하고 Grand Open을 하지 않는다. 일단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을 하고, 이 공간을 찾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면 그런 손님들에 의해서 공간이 천천히 완성이 되기 마련이다.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대신, 사람과 시간에 투자하는 것.


가장 신선했던 부분. 정말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라는 확고한 철학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인테리어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 대신 시간에 투자한다고 한 점도 멋지고.

<BO MARKET>은 곧 5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는데, 지점 확장의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표님 본인이 자주 다니고 좋아하는 곳 위주로 '어떤 특정한 느낌―삘Feel'을 받는 곳에 열게 되었다는 것. 지점을 정하기 전에는 꼭 그 공간에 머무르고 관찰하고 체험해 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듯 직관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 감각의 오랜 축적으로 형성된 것일 테다.


특히 곧 오픈하는 5호점은 '공유 주거'라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공간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대표님은 현재 직접 공유 주거를 체험하고 있다고. 이제는 먹는 음식, 방문하는 장소 뿐 아니라 '사는living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세대가 온다.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이의 안목을 엿보는 경험은 늘 값지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Thibaud Herem의 작품. 실제로 1호점의 단골이었다고.

Q.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하고, 최근에는 HMR도 출시했다.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키우는지?

B : 한 번도 '전략'이라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처음에 창업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확장한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지점이 늘어나고 사업이 커지고 있다. 공간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에 그들의 쾌적한 경험을 위해 분점을 내기 시작했고,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 HMR도 만들게 된 것이다. 거의 모든 건 손님의 제안이었고, 손님의 필요에 의해서 일어났다.
 


강연 내내 '자연발생'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아마 그 '자연발생'은 오랜 진심에 의해서 가꿔진 것이 아닐까.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무언가를 누릴 수 있도록 고민하는 사람과 회사는 커지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선물로 받은 꾸러미

브랜드가 성장하고 사업이 확장될수록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대표님의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결국 브랜딩의 영원한 키워드는 초심, 본질, 꾸준함이다.


당신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Be my B>의 슬로건이자, 강연의 마지막 문구. 나는 어떤 브랜드이고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요즘은 정말 일이 쏟아져서 브런치며 블로그며 독서 기록이며 하나도 못 하고 있는데(누가 보면 세상 일은 내가 다 하는 줄) 가끔은 이렇게 낯선 곳에 가야겠다고 느낀다. 한 점에 매몰되다가도 더 큰 시야를 갖게 된달까. 비록 아주 잠깐일지라도 말이다. 자, 이제 출근을 하자.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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