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보리의 심리 사냥-두 번째 여자
2.‘여기 있잖아~!’ 물건을 잘 찾는 여자
매번 싸운다. 도대체 수십 년을 그곳 그 자리에 그 모양 그대로 두는데도 매번 묻는다.‘바보야? 아님 멍청이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하나마나한 잔소리여서 꾹 참는다. 자기 소지품 위치를 아무리 일러줘도 귓등으로 듣는다. 마음이 없는 건지 사랑하지 않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관심이 없는 거다. 아니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거다. 달라고 하면 찾아 주는 여자가 있고 그 여자가 주는 것을 서서 받고 싶은 영웅심리, 보상심리가 맞물려 있다. 매번 잔소리를 듣지만 나 죽었소~!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피식 웃으면서. 문제는 인정받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다. 아무리 알뜰살뜰 살림을 살고 쓸고 닦아 놓아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대하는 가족의 태도 때문에 화가 나는 거다.‘직장이나 계속 다닐 걸! 아니야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갈팡질팡 하며 매일을 견뎌내고 있는 거다. 물론 그런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그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사는 여자도 있다. 그것이 자신의 일이고 그렇게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사는 거다. 암튼 그건 그렇고 어떻게 여자는 물건을 잘 찾는 걸까? 마치 길을 잘 찾는 남자들처럼 뭔가 있는 것 같다. 심성을 말할 때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비유하지만 생체학적으로 눈은 두뇌의 확장 체다. 안구 뒤에 위치한 광수용체(photoreceptor)는 1억 3000만 개의 막대기형 세포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흑과 백을 구분하고 700만 개의 세포로 구성된 원추형 세포는 흑과 백 외의 여러 가지 색깔을 구분해 낸다. X염색체가 이 세포들의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여자는 그런 X염색체가 둘이기 때문에 남자보다 훨씬 더 많은 색을 구분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영장류보다 흰자위가 많아서 다양한 눈 신호를 보낼 수 있고 그 눈의 움직이는 방향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뜻을 매우 용이하게 전달한다. 여자는 뒤통수에도 눈이 있다는 말이 있다. 망막에 있는 원추세포가 많을수록 넓은 주변 시야(peripheral vision)를 확보할 수 있어서 여자는 거의 180도 수준으로 사물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런 특성은 움직임이 많은 여러 자녀를 동시에 양육하는데 매우 용이하며 복잡하고 잡다한 가재도구를 살핀 다던가 그 위치를 파악하는데 효율적이다. 좁은 시야로 직선 방향만 길게 확보할 수 있는 남자에 비해 여자는 짧지만 넓은 시야로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냉장고 안에 든 물건을 찾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자기가 심지어 둔 곳도 못 찾는다. 그러니 물건 하나 못 찾는다고 혼내야 소용없다. 길 못 찾는 여자나 물건 못 찾는 남자나 부족하고 못나기는 매 한가지기 때문이다. 그저 이해하고 사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그래도 뭐든 불가능한 것은 없으니 노력하면 좀 나아지긴 할 것이다. 희망을 갖고!
삽화
당신이 있어서 그렇지~ 고마워 한마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