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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어느 날,

브런치에 저장된 글이 빛을 발하다.

새벽의 자유. 내가 생각하는 자유. 自由객관성 필연성을 인식하고 이것을 활용하는 일.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자유인 것 같다. 내 생각을 글로 남긴다는 것. 내 감정을 글로 남긴다는 것.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내가 남기고 싶은 대로. 처음 글을 쓴 건 내 감정을 남기고 싶었다. 신기하게도 지금도 그 글을 읽으면 그때 그 글을 쓰던 내가 생각이 날 정도로 생생하다. 그때 내가 느끼고 있던 감정도 뭉클 튀어나 올 만큼. 나에게 글은 자유롭게 쓰인 것으로 그 글 안에는 내가 담겨있다. 아니 그때의 내가 가둬져 있다. 자유롭게 쓰인 글인데 그 안에 나는 나를 가두었다. 그때의 나를. 현재의 나와는 다른 더 이상의 내가 아닌 다른 정유미가 존재한다. 그땐 그랬지. 고개 끄덕이며 찬찬히 읽어가면 웃음이 나온다. 김홍신 작가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글이 써진다면 다음 작품은 없을 것이라고. 찰리 채플린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다음 작품일 것이라고. 나는 그냥 써지는 데로 남기고 싶은 것을 쓰는 것이니 이 글보다 나은 글을 쓸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표현하는 문장이 더욱 고급스럽길 , 같은 단어가 반복되질 않길, 글의 흐름이 매끄럽길, 어쩌면 가장 처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너무나도 자유롭게 써 내려갔던 그 글이 내가 가장 잘 쓴 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생각과 고민이 더 해지면 자유롭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 하얀 종이 위에 그냥 마냥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 펜을 들어보자. 핸드폰 자판도 괜찮다. 그냥 쓰이는 데로 끄적끄적 써내려 가다 보면 그 순간의 내가 스며든 글이 될 것이다. 글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유 또한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자유의 범위가 얼마나 클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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