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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경 May 05. 2016

영원한 내 편이 있다는 것....

삶이라는 터널 속에 들어오고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그 시간속에서 나는 부모를 잃고 친구도 잃고 이웃도 잃었다.

그때마다 세련된 슬픔으로 작별을 했건만 ....


천상병 시인이 귀천하듯.... 

귀천을 앞둔 동생을 보며 나는 너무 슬프다.

본능적 서러움이 울컥울컥 올라온다.

서럽고 또 서러우며 주체할 수 없는 깊은 오열이 수시로 터진다.

나는 왜 이렇게 망연자실, 순간순간 정신줄을 놓게 되는지....

.....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니.....

그는 영원한 내 편이었다.


그는 내 편이었다.

그는 나를 자랑스러워해 준 고마운 동생이다.

막말로 내가 온갖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해도

그는 내 편으로 나를 위로해 줄 사람이었고

내가 홀로 세상과 맞서 싸워야 한다면

그는 의연히 내편으로 남아 끝까지 투쟁해 줄 사람이고

내가 죄인이 되어 돌팔매질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더라도

그는 영원히 내편으로 남을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내 편 하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렇게 서럽고 서러운 아픔을 느끼고 심리적 공황상태가 되는가 보다.


월명사의 '제망매가'를 자주 들여다 본다.

미타찰에사 만나기 위해 나날이 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다는

그들의 헤어짐에 대한 절절함이 나를 울게 했다.

나도 그를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갖기 위해 나날이 기도할 것이다.

그는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선한 사람이고

가장 소박한 사람이고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가 내 동생임에 감사했고, 그의 누나임이 고마웠다.


나의 슬픔은 어쩌면 이기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를 마음으로 영원히 소유하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내 아이들을 업고 동네를 돌며 잠을 재워준 좋은 외삼촌이었고

늘 부실한 나의 건강을 걱정해 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나보다 먼저 건강을 잃다니.... 

건강하게 살기 위한 무수한 노력들이 허무해 보인다.

검도를 하고, 수영을 하고, 마라톤을 즐기던 그가....

왜 이렇게 어이없이 무너지는지 나는 알길이 없다.


사랑하는 동생아.....

우리들의 시간에 대해

칼 세이건의 아내가 떠나간 칼에 대한 사랑의 정의처럼,

우리고 무한우주별에서 너와 내가 오누이로 만남에 감사해야 할 듯 하다.

갤럭시....은하계 ... 

지구라는 별의 어느 간이역에서 우리가 함께 했었구나...

그 간이역에서 너는 온전한 내편으로 머물러 준 고마운 사람이었구나....


너의 회복을 염원하는 내 마음 속의 뜨거운 기도가 

너에게 따뜻이 전해지고

너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아픔을 툭 털고 일어나는 기적이

오늘 우리에게 찾아오길 간구한다.

나도 영원히 너의 편이야.

네 편으로 끝까지 남을거야.

소망의 끈을 잡고 일어나라.... 사랑하는 내 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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