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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Apr 11. 2021

안녕을 묻는 방법.

박준, 김한나의 시 그림책 『우리는 안녕』.

 4년 전 어느 날 경의선 책거리에서 한 시인의 시집을 발견해 읽다가 한참을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시를 모르는 저에게 시를 알음알음 찾게끔 만들었어요.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박준 시인의 시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는 점차 굳어버린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좋은 것들은 여전히 그냥 그대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박준 시인이 쓰고 김한나 작가가 그린 『우리는 안녕』은 오랜만에 읽은 그림책입니다. ‘안녕’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닿기까지 누군가는 그 안녕과 안녕 사이의 거리를 삼키고 있었다는 걸 마지막 장을 넘기며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모르고 느끼지 못한 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영원히 부족할 수밖에 없는 서로에게 안녕을 묻는 방법을 하나 더 알게 되었습니다.     


 안녕은 부스러기야.
 안녕은 혼자를 뛰어넘는 말이야.

 안녕은 어제를 묻고 오늘 환해지는 일이지.

 (…)

 한번 눈으로 본 것들은 언제라도 다시 그려낼 수 있어.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을 그리움이라고 하는 거야.
 (…)

 안녕, 다시 안녕이라는 말은 서로를 놓아주는 일이야.

 안녕, 다시 안녕이라는 말은 뒷모습을 지켜봐주는 일이야.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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