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책을 많이 냈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브런치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글 쓰고 책을 내기 시작했다.
맨 처음엔 매거진에 글 하나하나를 올렸고, 그다음엔 브런치북을 만들어서 브런치북 콘테스트에 응모했다. 무지막지한 경쟁률에 뽑힐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어도, 꾸준히 응모를 하긴 했다.
그다음에는 작가서비스에 있는 POD서비스를 발견하곤, 부크크에 들어가서 종이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병행해서 유페이퍼에 전자책도 등록했다.
그렇게 습관을 들여놓고 반복을 했다.
매거진 —> 브런치북 —> POD 책 발간
그렇게 해서, 또 하나의 책이 나왔다.
이 책엔 2022년도에 가계부 챌린지를 하며 겪었던 경험을 적었다. 이때는 가계부를 매일 쓰는 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하루에 쓴 돈을 노트에 기입해 놓으려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온몸이 무거워지면서, 귀찮아지곤 했다.
습관 하나 잡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다.
가계부 챌린지를 하면서 ‘하루 2만 원 살기’를 했었는데, 제한된 금액에서 살아가는 것도 힘들었다. 가끔 사고 싶은 게 있으면 할부도 이용하곤 했는데, 이때 신용 카드 다 없애고, 체크카드만 남겼다. 목돈을 쓸 일이 있으면, 일단 쓰고 갚는 게 아니라, 일단 모으고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렇게 재무 구조를 바꾸고 나서, 조금 힘이 들었다. 이 생각 저 생각이 다 들었다. 그 힘듦이 글쓰기의 동력이 되었다.
다른 책도 그렇지만, 지금 쓰라면 쓸 수 없다. 지금은 가계부 쓰는 게 하나의 일상이 되어 버려서,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은 하루 2만 원 쓰기를 목표로 살지 않는데, 아득바득하지 않아도 한 달에 쓰는 전체 비용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고 말이다.
지금 다시 가계부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하면, 아주 맹숭맹숭해질 것만 같다.
역시 글은 마음이 끓어 오를 때, 마음이 동할 때 바로 써야 한다. 나중에 써야지… 하고 미루면, 마음의 거품이 꺼져 버려서 힘이 없어진다.
이 힘을 살려서 책 한 권을 마무리했다. 현재는 부크크에만 등록이 된 상태라, 일반 온라인 서점에서는 살 수가 없다. (부크크 서점 링크는 아래에 첨부) 앞으로 차차 유통이 시작될 것이다.
https://bookk.co.kr/bookStore/67d9697ef3881d17b95240db
세상에 책은 많고, 오늘도 수많은 책이 출간되어 나올 테지만… 내 새끼는 세상에 하나뿐인 거니까. 기념으로 글을 올려 본다.
이제 또 다른 책으로 고고. 다섯 번째 책을 향해 출발한다.
어떤 책을 쓰면 좋을까 고민 중인데, 아직은 마음에 확 끌리는 것이 없다. 계획 상으로는 ‘갈등 관리’나 ‘설득’ 쪽으로 쓰려고 했는데, 막 구상이 안 떠오른다.
엄마 시리즈는 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을 해결하고픈 마음에 이것저것 시작했던 경험담을 풀어놓은 것이었는데, 갈등관리나 설득은 전공 분야이긴 하지만 지금 나에게 절실한 문제는 아니다.
둘 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주제인데, 개인적으로는 와닿지 않는다. 은둔형으로 살아가는 엄마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아서 갈등도 딱히 없고, 설득할 사람도 없다. 가정도 평안하다. 세상은 온통 난리인데, 나는 그냥 집안에서 아무 일 없는 듯이 살아가고 있다.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더니,
‘내가 갈등 좀 일으켜 줄까?’ 한다.
그냥 웃었다.
왜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겠는가? 지금은 가만히 고르고 있는 중이다. 같은 대상을 쓰더라도 ‘내가 왜 그걸 써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 책 한 권을 시작하는 게 어렵다.
그렇지만 이 시간이 그리 길진 않을 것이다. 고민을 다 한 후에 쓰기보다, 쓰다 보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다 보면 알게 된다는 것.
과연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