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a Jun 09. 2024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고통

전전반측, 천재, 일본, 이스라엘, 미국...

잠들 수 없는 밤엔,

증조부들의 세계를 교육받았던 동시대인을 조롱하며

영혼과 꿈속에 숨어 살았던 가련한 천재들마저 미워하고 싶다.


하지만 질투는 나의 힘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천재의 편린이었다는 걸 기형도 시인은 알까?

질투조차 못하는 괴로운 이는 달려들 수도 없는 어정쩡한 사랑에 멍하니 있을 뿐...


가령,

"하늘이 내려준" 이란 의미를 증명하는 재능

임윤찬, 네이버 인물정보

이해하려 할수록 어지러운,

내 상상 속 음악 그 자체인 임윤찬의 피아노라든가..

뇌가 세상과 소통하는 음악적 방식에 통달한, 어느 시대에나 있던 젊은 대중 가수들이라든가..


이 지구에 살면서

현대사를 느낀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이 싫다고,

홀로코스트를 보며 독일과 히틀러를 분리한 것조차 영악해 보인다고,

가자 지구를 폭격하는 악마 같은 이스라엘이 비명에 간 조상들을 값싼 방패로 삼는다고,

현대의 악몽의 원죄 유럽과 초록이동색인 미국이라고

쉽게 비난을 쏟고 싶다가도..


모든 경계를 거부할 수밖에 없는 건..

철완 아톰과 오에 겐자부로에게

칸트와 베를린필에게

이츠하크 펄만과 조상의 고통 속에 함께 하고 있는 평범한 유태인 작가들에게

제국주의 유럽 시대의 아름다운 회화와 음악, 그리고 가난과 산업화에 죽어간 이들에게... 이들 모두에게 국적이 따르기 때문이다.

태어나느라 우연히 선 그 땅을 어찌 탓할까...

내가 본능적으로 내 울타리로 시선이 쏠리듯

아름다움의 이름들도 국적에 향수를 담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하지만 미움조차 분석하는 인간이란...

고통 없는 감정을 가질 수 없다.

잠이 도망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혹하고 싶지 않은 빛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