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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리 Aug 21. 2022

100일 동안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자 벌어진 일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출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다”라고 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와 오늘 무슨 옷을 입을지 입니다. 이 두가지 고민을 사소하면서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는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을지와 같은 사소한 선택에 따라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말은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냐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먹을지와 무엇을 입을지, 이 두가지 고민의 공통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고민은 멈추지 않고 매일 반복 됩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패션 기업 막스앤스펜서가 2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옷을 고르는데 투자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 하루 평균 13분 가량을 여성은 17분 가량을 옷을 고르는데 투자 한다고 하니 정신없는 아침 출근길에 적지 않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을지는 직장에게게 가장 행복하면서도 어려운 고민입니다. ‘오늘은 머먹을래요?’를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일에 지쳐 밥이라도 맛있는거 먹고 싶은데, 막상 어디 떠오르는데는 없고, 동료들의 의견을 따르자니 오늘 또 부대찌개 먹을 것 같고… 그래서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사진처럼 푸드맵을 비치해 두고 활용하기도 합니다. (잘 안보게 되더라고요 ㅎㅎ)



여기어때에 재직 중이었을 때 일입니다. 여기어때에서는 직원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복지 제도가 운영 중이었는데요, 그 중 삼시세끼라는 복지제도가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구내식당에서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모두 제공하는 복지였습니다. 대기업에는 일반적인 복지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복지였습니다. 저는 다른 어떤 복지 보다 이 복지가 가장 좋았습니다. 식사의 수준도 매우 높았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지라는 고민에서 100% 해방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입을지는 무엇을 먹을지 보다 난이도가 조금 높습니다. 무엇을 입을지의 고민은 어떤 옷을 살지에서 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무신사에 요즘 뜨는 스타일을 탐색하고, 인스타그램에  #남성슬랙스 같은 단어를 검색해 보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차를 끌고 오프라인 매장과 아울렛을 다닙니다. 그렇게해서 마음에 드는 옷을 구해도 매일 아침 옷장을 열면 입을 옷이 없습니다. 이옷은 어제 입은거랑 색이 비슷하고, 저 옷은 금요일에 퇴근하고 모임 때 입어야 하고… 아 오늘도 입을 옷이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소한 결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가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결정에 몰입하기 위해 사소한 고민들을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 매일 같은 옷을 입기로 결심하다


여기어때의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회사에 식단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매일 입는 옷을 미리 정해두면 되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월요일은 흰티, 화요일은 셔츠, 수요일은 맨투맨처럼요, 그런데 막상 요일별로 입을 옷을 정해 두어도 결국은 어떤 요일에 어떤 옷을 입을지 생각하는 과정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실 요일별 어떤 옷을 입을지 기억할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고민 끝에 매일 같은 옷을 입기로 결정했습니다.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마도 스티븐잡스와 마크주커버그를 떠올린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스티븐잡스와 마크주커버그의 공통점 중 하나는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는 것인데요, 남성 잡지 GQ는 세계에서 가장 옷을 못입는 남자로 주커버그를 선정해기도 했습니다 ㅠ  물론, 수십조원의 재산을 가진 그들이 같은 옷을 입는건 돈이 없어서는 아닐 것입니다. (저는 맞습니다) 그들이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이유는 불필요한 것을 고민하지 않고 그 에너지를 온전히 회사에 쏟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저도 좀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기 위해서는 맞지만 제가 하려는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난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 부터 들었습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사람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게시글이 보였는데, 댓글을 읽어 보니 대부분은 반대하는 의견입니다.



# 어떤 옷을 입을지 선택하기



벌써 부터 귓가에 동료들이 수근대는 소리가 들리는거 같았지만, 그래도 해보기로 합니다. 우선 제일 먼저 한 일은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하는 것이었는데요, 의외로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입는 옷인 만큼 입었을 때의 편안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고, 옷장을 열어 평소에 가장 편하게 입던 티셔츠를 하나 골랐습니다.




어쩌다 보니 검정색 티셔츠네요, 스티븐잡스와 주커버그를 따라한건 절대 아닙니다. 이 티셔츠는 제가 예전에 유니클로에서 우연히 득템한 옷 입니다. 가격은 1만원대로 약간 헐렁하게 입으면서 옷이 아래로 떨어지는 스타일이라 제 뱃살을 숨기기에는 제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무엇을 입을지 결정하고 나서는 동네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에 갔습니다. 다행이 아직 재고가 있었고 같은 옷을 추가로 2벌을 구매했습니다.



원래 제 계획은 회사에 출근하는 5일 동안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원래 있던 티셔츠를 제외하고 총 4벌을 추가로 구매 했어야 하는데요, 이러한 과정이 다소 불필요한 소비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장비를 풀세트로 맞추는 것처럼요. 마침 옷장에 예전에 zara에서 구매한 검정 티셔츠 2장이 있었고, 제가 보기엔 다르지만 사실 남들이 보기엔 똑같아 보였을 것 같아 이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해서 총 5벌의 티셔츠를 맞췄습니다 :)




옷을 사는 과정에서 한가지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옷을 산다는건 온전히 나를 위한 소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매일 같은 옷을 입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걱정은 나에 대한 걱정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원래도 패는 아니었지만 왠지 매일 같은 옷을 입으면 동료들이 나를 옷도 잘 못 입는 센스없고 궁상맞게 사는 동료라고 판단할 것 같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었던 것 같았습니다.



# 재미를 주기 위해 운동화에 변화를 주다



매일 다른 옷을 입는것은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패션을 알고 나면 냉장고 문 다음으로 많이 여는게 옷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말처럼 패션은 스스로가 만들 수 있는 재미이고 나를 좀 더 당당하게 만드는 수단입니다. 저 역시 평소에 옷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옷을 입는 재미를 완전히 포기하는 어려웠고, 대신 바지와 신발에 변화를 주면서 옷을 입는 재미를 찾았습니다.

이렇게 바지와 신발의 변화만으로도 다양한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그렇게 약 100일 동안 같은 옷을 입고 출근을 했습니다. 100일이 지난 후 저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 아무도 내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더라



위의 사진은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옷차림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 인품이나 성격이 완전히 달라 보입니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는 허름한 옷을 입었다가 호텔지배인에게 천한 여자로 무시되어 쫓겨 납니다. 그러나 며칠 후 고급 옷을 입고 호텔을 방문하자 지배인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사람의 내면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만나면 2~3분 내에 첫인상을 형성하고, 그 때 가장 중요하게 취급하는 정보가 ‘외모’와 복장’입니다. 사람들은 복장을 통해 그 사람의 교육수준, 직업, 심지어 ‘성격’ 까지도 판단하곤 합니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제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같은 옷을 입자 놀랄만큼 아무도 제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간혹 친한 동료들이 ‘왜 칸은 항상 검정옷만 입어요?’ 라고 물어보는 정도였고, 그때마다 이 옷이 편해서 여러벌이 있어요~ 라고 대답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덕분에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제 프로젝트는 의외로(?) 쉽게 흘러갔습니다. (제가 놀랄만큼 회사에서 소외 되고 있는 사람은 아니냐고요? ㅎㅎ;)



어쩌면 우리는 매일 다른 옷을 입어야 한다는 압력을 스스로 만들었을지 모릅니다. 우리는 매일 무엇을 입을 것인가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훈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의 친한 동료가 엊그제 어떤 옷을 입고 회사에 출근했는지 혹시 기억하고 계신가요? 우리는 생각외로 서로를 신경쓰지 않고 있을지 모릅니다.



# 실제로 시간과 에너지가 아껴지더라



옷차림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IT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와이셔츠 부대라고 부르는 친구들에게 ‘와이셔츠를 입는게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저도 첫 직장을 여의도에서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항상 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곤 했습니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보기에 직장인들이 입는 정장차림에 불편해 보일 수 있는데요, 사실 익숙해지면 이것만큼 편한게 없습니다. 마치 직장인의 교복같다고 할까요?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침에 옷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매일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지 않고 흰색 와이셔츠 아무거나 한장만 고르면 되니까요.





매일 다른 옷을 입었을 때는 옷장 속에 옷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입을 옷은 항상 부족했습니다. 입을게 너무 많아서 고민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그러나 실제로 매일 같은 옷을 입기로 시작하고 실제로 옷을 고르는 ‘시간’과 ‘결정’해야하는 피로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고민을 덜하는 개념이 아니라, 고민에서 온전히 ‘해방’된 것입니다.



# 의도치 않게 조금은 당당해졌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난 뒤 생긴 작은 변화 중 하나는 비싸고 좋은 옷을 입었을 때 보다 오히려 당당해 졌다는 것입니다. 허세를 버리고 스스로 당당해지는 방법을 찾은 듯한 기분입니다. 출근길에 파워워킹을 하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기도 하고, 회사업무에도 좀 더 자신감이 붙은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과정에서 타인이 우리에게 갖는 관심, 우리가 타인에게 갖는 관심은 생각만큼 크고 깊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점차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 졌습니다. 더욱이 매일 같은 옷을 입기로 한 것은 타인에 의한 결정이 아닌 오롯이 내가 스스로한 결정한 일이었기 때문에 좀 더 당당해 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스스로 당당해지기 위해서는 ‘남’이 기준이 아닌 ‘내가' 기준이었던 것입니다.



# 소비를 줄이게 되었다.



미니멀리즘은 가장 중요한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이외의 것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미니멀리즘은 다소 극단적인 형태로 느껴지는데요, 제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로 소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얼마전 백화점을 구경하다 눈이 가는 ‘민트색' 티셔츠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민쵸단이기도하지만 흰티랑 레이어드로 받쳐 입으면 이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나 결국 사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사고 싶은 티셔츠도 한장 못사냐고 궁상 떤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제가 그 옷을 사지 않은 이유는 그 옷은 이뻣지만 저한테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비를 줄일 목적이였으면 이런 상황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았을텐데, 일주일 중 5일을 같은 옷을 입다 보니 옷을 사게 될 이유와 목적도 줄어들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출이 많이 감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 테스트가 시도되기를 바랍니다.



# 시그니처 ‘룩'으로 셀프 브랜딩 만들기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했을 시절에는 직장에서 중요한건 ‘스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실제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나 기회가 생겼을 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그 사람을 생각했을 때 공통적으로 떠오로는 이미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퍼스널브랜딩이란, 사람들이 실제로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퍼스널브랜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며, 이러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틸다 칼(Matilda Kahl)은 매일 아침 옷장 앞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자신의 시그니쳐 룩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고유의 상징을 만들어낸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마틸다 칼은 월요일 아침에 중요한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 옷을 고르다 미팅에 늦었는데, 같은 회사 직원들이 옷을 잘 차려입지 않은 것을 보고 화가나 그 날 이후 3년간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한 이야기를 기고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틸다 칼은 똑같은 상의를 15벌 하의는 6벌을 사서 4계절을 같은 옷으로 입는데요, 이 스토리가 퍼지게 되자 마틸다 칼이 근무 중인 회사에서는 아예 4월 26일을 ‘마틸다 칼’ 데이로 정해서 같은 옷을 입고 출근 한다고 합니다.





저는 회사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략기획 업무는 회사의 중장기 사업전략이라는 그림을 제시하고, 개별 사업들이 이러한 전략 방향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지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데요, 전략기획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고 동시에 개별 사업부가 어떠한 사업특성이 있는지, 무엇이 주요한 이슈인지에 대한 세밀한 업무지식과 분석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량은 바로 동료들로 부터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회사의 각 사업부와 협업하여 해결방안을 찾는 만큼 동료들로 부터 신뢰를 얻지 않고서는 그 어떤 전략도 기획도 실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매일 같은 옷을 입는 것은 제가 전략기획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셀프브랜딩 하는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멋진 정장을 잘 차려 입는 것만이 신뢰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매일 입는 검정색 티셔츠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고, 나보다는 내가 말하고자하는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입는 옷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만들 수 있다면, 이보다 쉬운 브랜딩 방법이 있을까요?



# 가끔 한번 차려입으면 ‘오늘 어디가요?’ 얘기를 듣게 된다.



적절한 예가 아닐 수 있지만, 나쁜남자는 아홉번 못하다 한번 잘할 때 더 매력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매일매일 새로운 옷을 입을 때에는 오히려 그 모습이 새로워 보이지 않지만, 매일 같은 옷을 입다 조금만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으면 새롭게 보여질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실험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매일 아침 ‘결정'해야 하는 피로를 줄여 주었고, 이로 인해 아침 시간은 이전 보다 여유가 생겼습니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계절을 타지 않는 영원한 패션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부터 진정한 ‘해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들을 줄 알았지만, 나쁜남자는 아홉번 못하다 한번 잘할 때 더 매력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히려 조금만 다른 스타일로 옷을 입고 출근하면 ‘오늘 어디가요?’ 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저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겨울이 찾아와도 동일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많은 의사결정 속에서 삶을 조금이라도 단순하게 살고 싶거나, 온전히 내가 하는일에 집중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번 가을에는 함께 실험해 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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