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어느 부서가 제일 힘든가요?
회사를 다니면서 최근에 받는 질문들을 소개할까 한다.
업무적인 질문보다는 커리어의 방향에 대한 질문들이 많다.
우리 부서 친구들이 기본적으로 나보다 해당 부서의 경력이 길다 보니 업무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고객사마다 특징이 다르다 보니 다름 안에서 해결 방안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업무적인 특이사항보다 전반적인 커리어의 관점에서 받는 질문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Q. 어느 부서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해상 VS 항공 / 수출 VS 수입
<해상 VS 항공>
경력 기간 중에서 해상보다는 항공이 절대적으로 더 길고, 수출보다 수입 경력이 절대적으로 더 길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라는 것이 객관적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질문하는 사람은 정확한 분석을 원하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의견을 듣고 싶어 하기에 해당 관점에서 대답을 해볼까 한다.
해상과 항공을 비교해보자면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T/T(Transit Time) 즉, 운송 시간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운송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해상은 항공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업무를 대할 수 있다.
물론,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해상 담당자는 유럽이나 미주 담당자보다 여유가 절대적으로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2-3시간 안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 부서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상 부서 기준, 보통 중국은 2-3일 정도의 T/T, 싱가포르는 6일 정도의 T/T가 소용된다.)
유럽 지역은 보통 30-45일 정도의 T/T를 가지니, Express service의 항공(1 일 소요 - 다음 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high level 서비스에서 // 일반적인 Consol 스케줄일 경우 2-3/3-4일 소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다.
빨리빨리 처리해야 하는 항공에 익숙한 담당자들은 출항 이후 pending 상태로 (미 입항 상태로) 해당 파일을 들고 있는 자체를 힘들어한다. 입항 이후 '파일을 쳐내'는 업무 습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상 부서의 입장에서 항공처럼 쉴 새 없이 들이닥치며, 고객들의 전화가 끊임없이 몰아치며, 창고료 발생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는 항공 업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해상보다 분초 단위로 압박을 받기도 하며, 주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삶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항공 부서보다는 해상 부서의 삶의 질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 번 해상에 발을 들여다 놓은 담당자들은 다시 항공 부서로 돌아가기를 꺼려한다. 처음부터 항공에 있어 그 루틴이 익숙한 사람에게 항공 업무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해상 부서에서 일하다가 항공 부서로 적응하기는 어려운 까닭이기 때문이다.
<수출 VS 수입>
이 비교 또한 사실 수입 경력에 비해 수출 경력이 굉장히 짧고, 수출의 경우는 일반 freight forwarding이 아닌 ISO tank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비교하기가 어려울지 모르나 일반적인 관점에서 써볼까 한다.
수출과 수입의 결정적인 차이는 업무의 흐름을 Control 하는 기준이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큰 차이다. 애매한 설명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좀 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수출자/선적지에서 '사고'를 친다면 수입자/도착지에서는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많은 선택지(Pick-up 스케줄, Carrier 선택, BL발행 등)중 어느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는 수입자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하는 일이 된다.
앞서 예를 든 픽업 일자의 경우, 지연이 발생하면 수입자 입장에서는 지연 사유를 확인해달라고 하며, 픽업 지연으로 인하여 carrier cut-off를 맞추지 못할 경우 입항 자체의 스케줄이 지연될 경우 재고 문제, 공장 라인 멈춤 등으로 인한 complain을 피할 수 없다. 언제 까지냐고? 최소한 화물의 다음 스케줄이 잡힐 때까지, 그리고 스케줄이 잡히면 그 순간부터 지속적인 tracking과 그로 인한 stress를 피할 수 없다. direct route면 괜찮겠지만, T/S(Transfer)되면 route라면 stress의 강도 및 monitoring 하는 강도가 더 높을 것이다.
Carrier 선택의 경우도 '지금 당장 선택하라'는 압박이 있기에 퇴근 시간이 지난 뒤, 고객사 담당자와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시차가 있는 경우, 선적지 기준 space를 secure하지 못하면, 다음 날은 너무 늦기 때문이다.
BL의 경우도 seawaybill, airwaybill 같은 경우는 단순 정정이 가능하지만 OBL(Original BL)의 경우 선적지에서 잘 못 발행했을 경우 선적지로 다시 회수되어 정정되어야 하는 등 큰 문제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요즘은 신용장을 오픈하는 업체 외에는 OBL발행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물론, 해상은 여전히 많다) 해당 비엘 이슈로 인한 다음 문제인 EDI의 이슈는 항공 부서에서는 큰 타격을 받는다. BL issue와 동시에 EDI를 진행하는 케이스가 많은 항공수출은 DATA가 한 번 전송되면 변경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도착지 항공수입 부서에서는 해당 경우가 EDI 정정 또는 적하 정정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상기 내용이 모든 비교의 대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비교의 하나 정도로 여겨주기를 바라며 오랜만에 올린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