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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롱 Jul 16. 2020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다

건강한 몸을 위하여

어린 시절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은 집에서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태권도 학원을 다닐 때 나는 방과 후 수업으로 종이접기를 듣기도 했고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놀 때 사촌 오빠네 집에서 가져온 컴퓨터로 장미 가족의 태그 교실에 접속해 열심히 동영상 꼬랑지를 만드는, 운동과는 거리가 먼 아이였다. 초등학교 때 운동에 재미를 못 붙이니 다른 친구들과 운동 실력이 차이가 났고 나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운동의 중요성을 못 느끼고 체육시간에도 아프다며 앉아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대학교 1학년, 그때만 해도 얼마나 쌩쌩했을까. 매일같이 과제라 술을 마시랴 밤을 새도 다음 날 아침 9시 수업에 지각하지 않고 가는 강철체력이었다. 운동을 안 해도 건강한 내 체력에 자부심을 가진 게 잘못이었을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내 몸은 급격히 나빠졌다. 건강검진을 하면 햇빛을 너무 보지 않는 탓에 항상 비타민D 결핍이 나왔고 그 외에도 아주 조금씩 잔병치레를 많이 했다. 감기에 걸리면 일주일 이상 가는 것은 기본이요. 조금만 삐끗하면 다리가 붓고 여름에는 잔잔한 두통에 잘 못 일어나곤 했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3년 전,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그 운동은 내가 이사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됐다. 원래도 운동에 재미를 붙이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발적인 운동은 꿈도 꾸지 못 할 일이었다. 


취직을 하고, 독립을 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했던 게 집 주변의 한강을 걷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많이 걸을수록 발등이 붓기 시작했다. 어느 날 통증이 심해서 정형외과에 갔더니 재수 없게 물혹이 생겼다고 했다. 그것도 신경 바로 옆에 생겨 조금만 커져도 바로 욱신거리는 혹이었다. 덕분에 열심히 걸어 체력을 키우려던 나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렇게 고민하다 작년 말 필라테스를 등록했는데 이럴 수가, 코로나가 터진 것이다. 사실 코로나가 터지더라도 내가 조금만 조심하면 다닐 수 있었겠지만 1:1이 아니라 자세를 붙잡는 것에 대한 어려움, 근육이 붙어있지 않음에도 계속되는 어려운 자세에 흥미를 잃어 코로나 핑계를 대며 안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고 내 몸은 점점 더 약해졌다. 그렇게 코로나 핑계를 대며 집에서 유튜브를 보다가 김민경이 운동하는 영상을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End9p6iqGE&list=PLXsOJworko0iO-3WMjp4Y_DVNfu2qZn5o

오늘부터 운동 뚱 1화


살면서 누군가가 운동하는 영상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 영상을 다 보고 나서 처음으로 '나도 운동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전에 내 몸에 대해 진단이 필요하다 싶어서 재활을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 센터에 가서 상담을 했다.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옛날에 발목 인대가 늘어나 붕대를 한 뒤로 내 발목은 사정없이 약해져 있었고 언제나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답게 라운드 숄더가 심했고, 골반이 심하게 틀어져있었다. 알고 있던 사실이라도 남에게 들어서 그런지 더욱더 무섭게 느껴졌고 그 자리에서 운동을 열심히 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몇 주 전부터 한 선생님과 함께 내 몸의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남은 반 해 동안, 아니 앞으로는 꾸준히 내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김민경처럼 근육 왕도 아니고, 타고난 기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는 김민경처럼 멋지게 덤벨을 들어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노력해보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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