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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와이룰즈 Oct 27. 2021

피트니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펠로톤

1미닛 브리핑: 펠로톤

피트니스 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들이닥쳤습니다. 한 때 연매출 15억 달러 (한화 약 1.8조)를 올리기도 했던 글로벌 헬스클럽 체인인 24 Hour Fitness는 팬데믹이 발생한 지 3개월 만에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고 홈피트니스 서비스를 하던 펠로톤은 창사 이후 최대 호황을 맞이했죠. 하지만 2021년에 들어와 코로나 침체로부터의 회복, 러닝머신 안전 이슈에 운동 기구 공급 차질까지 겹치며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또한 아마존과 애플이 본격적으로 홈 피트니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빅테크 경쟁자가 생겨났습니다. 펠로톤은 이 험난한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867%: 2020년/2021년 주가 최저점 대비 최고점 사이의 상승률

120%: 2020년(FY*) 대비 2021년(FY) 매출 상승률

$40.2억: 2021년(FY) 연매출로 한화로 4.8조원 규모

2년: 2012년 창업 후 첫 제품(실내 자전거)을 판매하는 데 걸린 시간

*FY: 회계연도(Fiscal year)를 뜻하며, 펠로톤의 2020년(FY)의 매출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의 총매출을 말합니다.





바쁜 도시인들을 위한 나만의 헬스클럽, 펠로톤

펠로톤은 홈피트니스 플랫폼입니다. 기본적으로 운동 기구(실내 자전거와 러닝 머신 등)을 판매하며 펠로톤 멤버십을 통해 독점적 운동 콘텐츠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제조업과 운동 콘텐츠 플랫폼 운영을 동시에 하는 셈이죠. 특히 펠로톤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멤버십 서비스예요.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는 수천 개의 스트리밍 운동 영상과 전문 강사와 함께 하는 실시간 라이브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점이 일반 운동기구 판매 업체나 헬스 클럽과는 다른 차별성입니다. 펠로톤을 두고 ‘피트니스계 넷플릭스’라 부르는 이유죠.


창업자이자 CEO인 존 폴리가 2012년 창업할 당시에는 '부티크 피트니스(Boutique fitness)'가 주목받던 때입니다. 이는 요가, 필라테스, 스피닝 등 특정 종목을 전문으로 하는 운동 클럽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당시 소울사이클(SoulCycle)이라는 스피닝 클럽이 있었고, 마치 클럽에 온 듯한 빵빵한 사운드 속에서 에너지 넘치는 강사와 함께 사이클을 타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존 폴리도 소울사이클의 열렬한 멤버 중 하나였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로는 자신의 취미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그는 집에서도 스크린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운동할 방법을 떠올렸고 그렇게 펠로톤이 탄생합니다.




펠로톤에 열광하는 이유: #콘텐츠 #커뮤니티

단순히 코로나 때문에 펠로톤이 주목받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뉴욕타임즈에서 펠로톤을 리뷰한 기사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실내 사이클 애호가들에게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온디맨드 수업을 들을 때마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이라 볼 수 있습니다.


거의 250만원이나 하는 실내자전거에 매달 5만원 수준의 부담스러운 멤버십 비용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 콘텐츠의 양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꽤나 훌륭하다는 평입니다.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집에서 혼자서 운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요.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혼자 스스로 동기부여도 하고 운동 계획도 세워야 하고 특히 침대의 유혹을 이겨내기란 정말 어렵죠. 하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셜 미디어인 스트라바(Strava)에서 펠로톤 이용자들 간의 강력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 서로 운동 일상을 공유하며 동기부여해주죠. 한때 미국을 강타했던 소울사이클의 인기도 커뮤니티와 관련이 있는데요. 꽤나 비싼 가격이었기에 상류층이 모여드는 사교장소이기도 했다고 해요. 소울사이클을 성장시키는 동력 같은 거였죠. 부티크 피트니스의 성장은 바로 커뮤니티에 있는데, 2013년과 2017년 사이 미국에서  일반적인 피트니스 클럽이 15% 성장을 할 때 부티크 멤버십은 121% 성장한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죠.



이 외에도 실시간 라이브로 함께 운동하는 강사가 각자의 집에서 운동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자전거 페달 속도, 거리 등을 알아서 조절해주니 온라인이지만 유기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운동이 끝난 후에는 분석 툴을 통해 운동 효과 및 개선점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꼭 펠로톤 운동기구가 없어도 앱을 다운로드하여 러닝, 요가, 명상, 스트레칭 등 다양한 운동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All-access membership' 월 39달러,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App membership'은 월 12.99달러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력질주 중 갑자기 찾아 온 통증들


펠로톤은 코로나19 전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핫한 피트니스 기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2020(FY*) 연매출은 18억 달러(한화 약 2.2조)로 2019(FY)년에 비해 99.6% 상승했으며, 2021(FY) 연매출은 40.2억 달러(한화 약 4.8조)로 전년도 대비 120%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펠로톤은 2019년 9월에 나스닥에 상장했어요. 20~30 달러에 거래되던 주가는 코로나19로 17.7 달러까지 떨어진 후 올해 초까지 미친 듯이 오르며 최고 171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상승률로 따지면 867%입니다.





펠로톤이 조금 걱정되는 이유는 갈수록 매출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데 있어요. 심지어 21년 4분기(FY)의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25.8%가량이나 하락했습니다. 이는 1)코로나 회복 2)안전 이슈 3)공급 차질 문제 때문입니다.


먼저 코로나로 수혜를 받았던 만큼 회복 단계에서 타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올해 4월에서 6월은 델타 변이 확산 전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에서 1만 명 이하로 낮아지던 시기였죠. 다음으로는 러닝머신 안전 이슈인데요. 올해 5월에 펠로톤이 러닝머신(Trand/ Tread+)을 전량 리콜 및 판매 중지 결정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하루 만에 주가는 14% 이상 하락했습니다. 지속적인 사고가 발생하던 중에 아동의 사망하는 사건까지 일어났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문은 쏟아지는데 제 때 제품이 배송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에 있는 공장이 가동을 멈추거나 완성된 제품을 실어 나를 배가 부족해 해상 운송이 어려워졌는데요. 펠로톤은 어떻게든 배송 날짜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항공 운송을 동시에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운송 비용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또한 팬데믹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다리다 지친 고객들의 주문 취소율이 상승했는데요. 이들을 케어하기 위한 운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외에도 값비싼 실내 자전거의 가격을 400달러 줄인 1495 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2021년(FY) 매출 중 78%가 운동기구 판매 매출이 차지하는 만큼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공급 및 배송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요. 여러 악재가 한번에 겹치면서 펠로톤은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 가능할까?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코로나에서 완전히 벗어난 후에도 사람들이 펠로톤을 이용할지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앞에서 걱정했던 부분들은 대체로 일시적인 이벤트입니다. 이미 피트니스 산업에 패러다임의 변화가 찾아왔고, 이는 아마존과 애플의 홈피트니스 비즈니스로의 움직임에서도 읽어낼 수 있어요. 아마존은 최근 '할로피트니스(Halo Fitness)'를 론칭했으며, 애플은 2021 애플 이벤트에서 '피트니스플러스(Fitnes+)'에서 필라테스, 명상 관련 콘텐츠를 추가하며 홈피트니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경쟁 심화로 인해 펠로톤에게 위협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펠로톤의 고객 충성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한 이들에 한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펠로톤의 기존 멤버십 해지율이 거의 없다는 데 주목해 볼 수 있습니다. 2019년부터 2020년, 2021년까지 월간 평균 멤버십 구독 해지율이 각각 0.65%, 0.62%, 0.61%로 해지율이 거의 없습니다. 고객 충성도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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