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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와이룰즈 Oct 03. 2024

슬로에이징, 안정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일

다이어트는 마치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숙제와 같은 느낌이다. 장난스레 ‘내일부터는 진짜 다이어트를 할 거야’라는 말을 내뱉으며 매번 다음을 기약하곤 한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 치료제의 판매량만 봐도 그는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데 심지어 공급이 부족한 지경이다. 더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은 자본주의적 본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요즘엔 체내 지방 못지않게 걱정해야 할 건강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바로 혈당이다. 혈당이 급속하게 올라가는 혈당 스파이크라는 개념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평소에도 다이어트에 대해 이야기하듯 혈당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제로 슈거 제품의 폭발적인 인기가 이를 방증한다. MZ 사이에서도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리 잡고 있는 키워드가 저속노화인데, 인간의 몸이 늙어가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그 속도를 더디게 진행되도록 하는 생활습관을 말한다. 



저속노화의 핵심은 안정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일

저속노화 식단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롤러코스터 타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일이다. 평소에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초가공식품은 혈액 내 당 수치를 급격히 올리는데, 이렇게 치솟은 혈당은 이를 낮춰주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도록 유도한다. 그로 인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다 보면 음식을 섭취하기 전 보다 혈당이 더 낮아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혈당을 올리기 위해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고 더불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함께 분비된다. 늦은 오후가 되면 과자나 초콜릿이 당기는 이유다.


문제는 이러한 혈당 롤러코스터가 자주 반복되면서 찾아온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주요 문제아 중 하나인데,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 작용이 정상보다 감소하여 혈중 당분을 세포 속으로 이동시키지 못하는 등의 현상을 말한다. 혈액 내 안정적인 당 수치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니 이로 인해 몸 이곳저곳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근육으로 미처 흡수되지 못한 당분은 지방의 형태로 쌓이며 과도하게 쌓인 복부 지방과 지방간, 근육내지방은 염증 물질을 분비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킨다. 심지어 만성염증은 근손실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혈액 내 포도당은 근육에 저장되어 필요할 때마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근손실은 당뇨병 발병에 한 발짝 더 다가서도록 만드는 지름길이다. 혈당 스파이크는 인지기능의 저하를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는 치매 발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몸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상당수의 음식이 초가공식품인 데다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은 강한 중독성이 있다. 나이를 더욱 빨리 먹게 만드는 음식이다. 꼭 초가공식품만의 문제는 아니다. 평소에 건강하다고 여겼던 식사가 꽤 높은 혈당 스파이크를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직장인들이 점심에 사 먹는 백반을 들 수 있다. 보통 흰쌀밥에 제육볶음, 나물 등 다양한 반찬이 나온다. 백미 자체가 꽤 빠른 속도로 우리 몸에 흡수되어 혈당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반찬 대부분에 상당량의 설탕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면은 말할 것도 없다.



스탭밀도 멀리해야겠다

일하는 날이면 매일같이 점심에 스탭밀을 만들어 먹는다. 스탭밀 특성상 직원들 모두가 좋아할 만한 메뉴를 모두가 좋아할 만한 맛으로 빠르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붉은 고기는 거의 빠짐없이 들어가고 채소는 부족하고 밥은 흰쌀밥이다. 심지어 반찬뿐만 아니라 국에도 왜 이렇게 설탕들을 넣는 것인지… 왜 넣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직접 싸가기로 했다. 집에서 병아리콩, 렌틸콩, 보리, 흑미, 백미, 귀리 등 다양한 통곡물을 조합해 밥을 짓고 1인분씩 냉동 보관해 둔다. 여기에 조리되어 판매하는 생선 구이나 나물 등을 만들어 두고 일하는 날이면 챙겨 와서 스탭밀 일부랑 함께 먹고 있다. 귀찮지 않을까 싶지만 이렇게 챙겨 먹어야 할 이유가 명확하니 준비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다. 하나하나씩 슬로에이징을 위한 나만의 식단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내용 출처:

<저속노화 식사법>, 정희원

<인슐린 저항성 발생기전>, 최철수(가천의과학대학교), 대한내과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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