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무기력.
퇴사 후 백수인 사람들에게
이 두 개는 친구임을 알았다.
늦던 빠르던
언젠가는 찾아오고야 말,
반갑지 않은 친구들.
이 사실에 익숙해지면
되려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두 친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자꾸 문을 두드린다는 사실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어쭙잖은 글쓰기
서투른 살림
그래도 불안할 땐
뭐라도 한다.
의식의 흐름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집안일을 하고
뭐라도 쓴다.
쓸 글이 없으면
쓴 글을 읽고
열심히 댓글을 단다.
전보다 깨끗해진 집을 보며
마음이 안정되고
내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며
마음이 충만해진다.
진짜 하고픈 일을 하기 위해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안다.
그러니
계속해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