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10주년 추억 돌아보기(2)
세계일주를 한다면,
어디를 처음으로 갈까?
세계일주라는 하얀 도화지에 까만 먹을 머금은 붓(연필아님)을 어디부터 찍어야 하는가...! 정말 재밌고 신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결정을 어려워하고 후회가 취미인 나같은 성격에는 스트레스받기 딱 좋은 일이다.
배를 타고 상하이나 블라디보스톡처럼 가까운 곳부터 갈까, 처음부터 아프리카 남아공이나 남미 파타고니아처럼 완전 멀리에 가서 시작할까? (흠...여행을 꿈만 꾸는 지금 보니 너무 신나는 일이긴 하네...)
10년전 그땐 정보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한 선택을 했어야 했다. 대표 여행자거리인 방콕 카오산로드의 유명세에 혹하고 때마침 송끄란축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쉽게 결정할수 있었다.
지금 다시 간다면?
10년전 선택한 방콕도 우선순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당시엔 몰랐지만, 여러군데를 가본 후에야 방콕이 왜 여행자의 천국이라고 하는지 알수 있었다.
여행자 친화력 갑. 여행자가 우선 매우 많고, 인종도 다양해서 마음이 우선 편하다. 여행자들이 워낙 많아 다음 행선지의 생생한 리뷰를 얻을수 있다.
돈을 아껴야할 여행자로서 물가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각종 여행관련 물건도 많아서 걍 암것도 안가져 가도 방콕서 다 장만해도 된다. (너무 많이 쇼핑해서 망한 1인...)
일반적인 여행지로도 좋다. 안전하고, 여행자 시설 상향평준화에 볼것 놀것 무지 많다.
음식이 짱 맛있다...츄릅...(짱중요)
...아... 방콕 가고싶다...
장기여행의 시작이었던 만큼, 방콕을 선택한 덕에 편하게 긴장을 줄이고 여행의 재미를 들이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너무 빡센(?) 곳에서 고생을 하다보면 현타가 너무 빨리 올듯. 그런 의미에서, 장기여행할땐 도착해서 아니다 싶으면 빨리 ㅌㅌ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여행지가 좋아서 더 오래 머물기 위해 비행기를 취소한 적은 꽤 있긴 했는데... 빨리 떠난 경우는 잘 기억이 안나는군.
개인적으로 방콕 외에 좋을 것 같은 첫 출발지를 추천해본다면?!
(1)블라디보스톡 : 만약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다면, 무조건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을 추천. 나는 반대로 모스크바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여행 마지막에 탔는데, 이 방향으로 타면 여행자가 하나도 없어서 말도 안통하고 무지 외롭다...ㅠㅠ 열차 같은 칸에 좋은 인연을 만나면 재밌게 여행을 시작할수 있을 것이다. (잘못 만나면...어쩔수 없고...) 열차를 타고 가서 유럽여행을 하고 아프리카로 가거나 미대륙으로 넘어가면 됨...
(2)리장: 중국어를 할줄 모르니 중국 구석구석 여행은 힘들어서 세계여행에서 중국을 뺐었다. 중국에서 육로로 동남아로 넘어가는 루트를 감안한다면 여행지 느낌 물씬 나는 리장을 선택하겠다. 이유는..걍...리장이 좋다...ㅋ (중국 안가본 곳이 훠얼씬 많다는 게 함정..)
(3)여기서 가장 먼 도시! : 비행기 이동을 최대한 멀리 해서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확 이국적인 곳이라면 새로운 시작같은 기분이 더 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아프리카를 안가본 나에겐 남아공 케이프타운이 좋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진짜 가고 싶은 먼 도시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다. 여행중 제일 오래 있었던 도시이기도 하고, 매력도 있다. 여기서 스페인어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남미여행을 시작하면 되겠군.. 또 먼 곳이 있나? 알래스카나 아이슬란드?
다시 떠난다는 상상만 해도 설레고 기분이 좋다. 가끔 혐생이 힘들때 이 공짜 힐링법을 써먹어야겠다. 아, 코로나가 생각나기 전에(우울해지기 전에) 상상을 멈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