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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마리아 Jan 19. 2020

마이 럭키 버쓰데이(4)

별자리 상담소 사마리아의 아주 특별한 인생 설계법(4) 달 

사람이 하늘을 볼 때 가장 밝게 빛나는 또 하나의 별이 있다.

달이다.

달이라고 하면 우리는 달 moon을 떠올리기도 하고

한 달 두 달 석 달이라는 월月의 개념으로도 쓴다.

그렇다. 우리의 달님은 Moon 이기도 하고 또 月이기도 하다.


Moon 으로서의 달은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운동을 한다. Moon 은 30여 일 동안 점점 커졌다가 다시 점점 작아진다. 처음엔 눈썹달이었다가 반달이었다가 볼록 달로 부풀어 오른다. 이윽고 완전히 둥근달이었을 때 보름 정도 지나면 아예 그 모습을 감추는 그믐달이 된다.  


월 月 로서의 달은 제 모습을 30일 동안 바꾸는 운동(삭망, 朔望)을 하면서,  한 달 두 달 석 달, 즉 3개월씩마다 새로운 계절을 탄생시킨다. 그리하여 3개월의 봄, 3개월의 여름, 3개월의 가을, 3개월의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의 달이 오는 것이다. 즉 1년은 12개의 달이 있고 12를 3으로 나누었을 때 사계절로 구분한다. 이것을 달의 프로그래션 (Moon- progression)이라고 한다.



태양은 하루의 시계를 담당하고

달은 1년의 사계절 (四季節)을 담당한다.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황도 黃道 라고 하고

달이 움직이는 길을 백도 白道 라고 한다.  

인간이 땅을 밟고 직접적으로 느끼는 태양은 하루의 시계이며

인간이 땅을 밟고 직접적으로 느끼는 달은 1년의 사계절이다.


황도와 백도가 그리는 두 개의 원 위에서 1년에 12번을 태양과 달이 만나게 된다.

인간은 태양의 움직이는 길을 헤아려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1년의 계획을 세우며

인간은 달의 움직이는 길을 헤아려 한 달 두 달 석 달,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을 익힌다.

즉 태양과 달의 기운은 땅으로 내려와 그 위치(시계)와 방향(사계절)을 가진다는 것이다.  


태양과 달이 정확히 황도와 백도 상에서 만나

'나'가 발 딛고 있는 지구와 일직선을 이룰 때,

이러한 태양과 달의 만남에 의해 사실상 달력의 기준이 정해진다.

태양이 뜨고 달이 질 때 새로운 하루 (日)가 시작되고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1년에 12번을 만날 때 새로운 달(月)이 시작된다.


우리의 생년월일은 태양과 달이 주기적으로 서로 스칠 때를 기록한 탄생의 코드명이다.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서로 스칠 때의 하루의 시계를 살펴보자.

태양이 뜨고 달이 질 때까지 12시간은 낮이다.

달이 뜨고 태양이 질 때까지 12시간은 밤이다.

인간의 지능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삶의 모든 것을 일정한 셈으로 나누어 표기하고 분류한다.

인류의 조상은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서로 스칠 때 하루의 시계를 아래와 같은 낮밤의 12 지지(地支)로 나누었다.  


- 태양이 보이는 낮의 12시간을 2시간씩 등분해보자.

아침 즈음이라면, 묘卯 (05:30 -07:30) 진辰  (7:30 - 9:30) 사巳 (9:30 - 11:30)

한낮과 오후라면, 오午 (11:30 -13:30) 미未 (13:30 - 3:30) 신申 (15:30 - 17:30)

- 달이 보이는 밤의 12간을 2시간씩 등분해보자.   

저녁과 밤이라면, 유酉 (17:30 - 19:30) 술戌 (19:30 - 21:30) 해亥  (21:30 - 23: 30)

깊은 밤과 새벽이라면, 자子 ( 23:30 - 01:30) 축丑  (01:30 -3:30 )인寅 (3:30-05:30)


인류의 조상은 태양과 달이 서로 스쳐 지나가는 하늘을 관찰하며 하루의 일과를 미리 예측하며 대비하려고 하였고 낮의 12시간과 밤의 12시간을 합쳐 24시간이라는 시간 경계의 규격을 만들었다.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서로 스칠 때의 사계절을 살펴보자

'나'는 낮에 태양을 따라 움직이고,

밤이 되면 달을 따라 움직인다. 나는 낮과 밤에 태양과 달을 쫓아 360도의 생활 반경을 살아낸다.

이러한 매일의 변화가 쌓이다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체감하는 매일의 온도와 기후, 즉 '날씨'가 점점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아침인데 갈수록 좀 더 빨리 태양이 뜨고

같은 저녁인데 갈수록 좀 더 빨리 달이 뜬다.

같은 낮인데 좀 더 태양이 높이 높이 올라가고

같은 밤인데 좀 더 달이 커다랗게 올라간다

같은 태양과 달이지만, 매일 인간의 머리 위를 움직이는 태양과 달의 높낮이가 조금씩 달리 느껴지는 것이다.

즉 태양과 달이 서로 스치며 하늘에서 1년에 12번을 만나는 30일 주기로 가속화되는 현상인데, 이것을 기후가 변하는 마디, 즉 계절이라고 한다.


태양과 달을 낮과 밤처럼 빛의 변화로 인식하여 만들어진 것이 시계라면,

계절은 1년을 기후의 추이로 인식하여 만들어진 구분이다. 즉 계절이란 매일의 시간이 쌓여가며 만들어 내는 날씨, 즉 외부 자연환경의 변화인 것이다.


태양과 달이 하늘에서 1년에 12번을 만날 때 30일마다 새로운 달 (月) 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1년에는 12달이 있게 되며, 날씨의 덥고 추움에 따라 크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로 나눌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한 봄은 2, 3, 4월 즉 인寅월 묘 卯월 진辰월  

날씨가 뜨거운 여름은 5, 6, 7월 즉 사巳월 오午월 미未월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은 8, 9, 10월 즉 신申월 유酉월 술戌월

날씨가 차가워지는 겨울은 11, 12, 1월 즉 해亥월 자子월 축丑 월


하루의 시계는 360도의 각도로 동그라미를 그린다.

360도를 4 quarter 씩 나누어 보면 아침(동) /낮(남) /저녁(서)/밤(북)의 방위를 가진다.

1년의 달력은 360여 일의 사이클로 원운동을 한다.

360여 일을 4 quarter 씩 나누면 봄(동) 여름(남) 가을(서) 겨울(북)의 방위를 가진다.


역학의 셈은 12진법이다.

태양과 달은 천공의 시간 속에서 낮의 12시와 밤의 12시와 1년의 12월을 만들어낸다.


인간의 지능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생존에 급한 인간의 지능이 자연의 공습에 대항하려는 방법으로 굳이 무리수를 둘 리가 없다. 굳이 이보다 복잡한 가정의 수를 끄집어내어 무리수를 두어가며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인류의 조상은 생존을 위해 하늘과 땅의 일을 관찰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을 12라는 숫자로 기반한 뒤 4개의 생존 위치와 거처 방향을 마련했다.

하늘의 날씨에도 4방위의 봄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땅의 시계에서도 아침 낮 저녁 밤의 4방위가 있다.


사마리아는 지금 천체과학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열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며 날짜와 날씨를 셈하였던 인류 조상의 원초적 본능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과학적 상식을 일단 뒤로하고,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는 시계와 달력을 구성하는 최초의 구분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지어야 했던 조상들의 일과표와 1년 계획표를 상상해보면 읽기의 이해가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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