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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식 Apr 19. 2020

이정미 찍으면 민경욱 된다고요?

소신투표라는 말이 나온 이유

아직도 트위터에 이정미를 검색하면 '이정미 찍으면 민경욱된다'는 해시태그가 제일 먼저 뜬다. 이정미 후보가 '이정미 찍으면 이정미 된다'는 소신투표 슬로건을 내걸자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를 방해하기 위해 퍼뜨린 내거티브 해시태그다.


아래 구호는 소신투표를 독려하는 구호였고, 윗 구호는 소신투표를 막기 위한 구호였다. 네거티브 슬로건이 본 슬로건을 밀어냈다. 연수을 진보 유권자들의 마음도 슬로건처럼 밀려났다. 이정미에게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 민경욱이 당선될까봐, 심지어 민경욱이 당선되면 이정미가, 정의당이 화를 입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정미가 일찌감치 당선권에서 멀어졌지만 그들은 개표방송을 끝까지 가슴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표론 타령이지만 이번 이정미의 선거는 어느 때보다 처연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기당 후보 이름은 쓰지도 않고 상대당 후보 두 명의 이름으로 네거티브 슬로건을 완성했다. 선거는 전쟁이고 이기면 장땡인데 뭐가 문제냐 할 사람들이다. 그래 잘들 하셨다. 근데요.  


투표는 당연히 소신으로 하는 거다. 소신으로 투표하는데 용기가 필요하다면 그 투표를 민주적 절차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소신투표라는 말이 등장하는 상황 자체가 억압적인 선거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이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한다는 이유로 비난 받는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며, 당신들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이런 낫 놓고 ㄱ 설명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 당신들은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저런 반민주주의자들이 '민주'당에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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