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로 취업준비를 하게 되었다.
원래 개인적으로 하고 있던 트레이딩 일인데, 월급을 받으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길래 지원해보았다. 글로벌 회사라 모든 과정을 영어로 해야 하고, 총 8차례에 걸친 스크리닝 테스트와 인터뷰가 있어 준비가 만만하지 않다. 더욱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능력들은 나의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확률, 통계, 선형대수학, 알고리즘 등이다. 물론 이런 과목들에 흥미가 있어 공부해보고 싶은 열정은 있으나, 아무래도 전공생이 아니기에 이해의 깊이가 얕다.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현재는 8단계 중 2단계까지 완료한 상황이다. 이 두 단계를 통과하는 과정 속에서도 놀라운 일들이 있어 간신히 통과했다. 남은 6 단계가 지금은 내 앞에 우뚝 서서 가로막고 있는 큰 산처럼 느껴진다.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면 어딘가 한 구석에 뭔가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이 두려움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회사 취업과정을 처음 겪어 미지의 세계라 두렵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가?'
'남들에게 평가받는 일 자체가 두려운가?'
'시간 압박이 있는 시험을 보는 것이 두렵나?'
'이것 말고 다른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아 두렵나?'
두려움의 잠재적 원인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해보다가 한 가지 질문이 더 떠올랐다.
'저것들이 진짜 나한테 두려움을 줄만한 일들인가...?'
저런 상황들이 일어난다고 해서 나에게 무슨 큰 피해가 있나 싶다. 미지의 세계면 앞으로 알면 되는 것이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거나 다른 것 하면 된다. 남들이 나에 대한 평가를 절하한다고 하여 내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다. 시험 시간 없으면... 뭐 다음 문제 풀어야지. 다음 문제 못 풀면 다른 시험 기회를 찾으면 된다... 뭐 안 찾아도 상관없고... ㅎㅎ 다른 기회 분명 수 없이 많을 것이며, 기회를 꼭 얻고 싶은데 없다면 내가 스스로 만들면 된다.
결과가 어떨지에 대해 집중하지 말아야겠다. 합격이든 아니든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분명 성장할 것이다. 이런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에 감사하자. 그리고 한 단계 한 단계 마음을 편안히 가다듬으며 그저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보자. 과정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