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음 Feb 22. 2018

 [시즌 1] 2. 첫 번째 걸음

오사카를 여행하는 스물 둘 아름이에게

아름아, 오사카는 재미있어? 
도톤보리에서 맛있는 음식 많이 먹었어?

스물 둘, 대학교 3학년.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느라 고생이 많구나. 친구들은 취직 준비를 시작한다, ‘스펙’을 쌓는다, 고시 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지? 그런 너를 위해 오늘은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게.



언니는 네 나이 때에도,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사회에 의미 있게 기여하는 일을 꿈꿨어. 구체적으로는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언니의 일과 직업이 빈곤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를 바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 대기업으로 취업해서 5년간 근무했고, 그 후에야 사회적 기업으로 이직하게 됐어. 꿈을 위해 짧지 않은 시간을 돌아온 셈이지.

꿈을 뒤로 미루고 대기업으로 취업한 것, 혹은 사회적 기업으로의 이직한다는 결정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아. 다만, 언니가 ‘꿈’이라고 생각한 것이 섣부른 판단의 결과가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야. 사회적 기업으로 이직해보니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쉽지 않고, 정신적 만족감은 예상만큼 크지 않은데 경제적 타격은 예상보다 좀 더 크게 느껴지거든.


이제 와서 되돌아 생각해보면, ‘빈곤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전에 언니라는 개인에 대해 먼저 세밀히 관찰하는 과정이 누락된 것 같아. 꿈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롯이 스스로의 것이기에, 그 꿈이 흔들리거나 바뀔 때에 느끼는 현실의 무게는 누구와도 나눠질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섣부른 이상이나 타인의 기대가 아닌 스스로의 목표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거든. 

네 나이 즈음에 언니는 빈곤 문제가 평생의 숙제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삶은 조금 덜 부유하더라도 무관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화된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지금의 언니는 나약해지는 기분이야. 어쩌면 언니는 스스로 알고 있었던 것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손익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고민을 최근 들어 시작하면서 꿈에 대한 감각이 흔들리게 되더라고.



스스로를 세밀히 관찰하고, 마음의 솔직한 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신중하게 원하는 방향을 찾았다면 그 꿈을 향해 앞으로의 모든 활동을 집중시켜서 나아가. 자격증, 대외활동, 자원봉사, 인턴, 아르바이트, 기타 등등의 모든 요소를 네 꿈에 맞춰서 하나의 구체적인 형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거쳐가면 좋겠어. 

꿈을 찾은 시점이 늦어졌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어.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말처럼, 시작이 늦어졌더라도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구체적인 형상은 적절한 때가 됐을 때 반드시 너에게 다가오게 되어있거든. 목표를 향한 일관된 의지 없이 나열된 ‘스펙’과 꿈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낸 하나의 형상인 ‘스토리’는 결코 같은 수준의 무기가 될 수 없음을 명심하면 좋을 것 같아.


오사카의 숨겨진 맛집들을 잘 찾아서 배불리 먹으며 너의 꿈도 함께 찾기를 응원할게.




'실패의 자유'는 막내살롱 주인장인 저의 20대를 돌아본 자전적 독립출판물입니다.

서른 살 언니가 된 제가 20대의 저에게 꿈, 사랑, 취업, 회사생활, 이직 등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글로,

'월급봉투의 두께가 행복의 크기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깨달음의 산물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취업준비생(예비 막내)과 직장인(현직 막내)의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막내살롱 마담 리와 이야기 하고픈 모든 막내님께서는 youngestsalon@gmail.com 으로 메일 주세요.


현직 막내와 예비 막내의 모임터, 막내살롱

http://www.youngestsalon.net

https://brunch.co.kr/@youngestsalon/

매거진의 이전글 [시즌 1] 1. Prologu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