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에서 소리 없이 울고 있는 스물 셋 아름이에게
아름아, 많이 힘들지?
마음의 병 때문에 늘 소리 없이 울고 있는 네 모습이 안타까워.
온 마음을 다해 좋아했고 그만큼 잘 되기를 바랬던 사람과 헤어지는 순간이 온다는 것,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순간의 공허함과 황망함을 언니도 경험해봐서 네 마음을 이해해. ‘힘내’라는 말을 건네기 보다는, 언니의 경험을 너에게 이야기해줄게.
언니도 스물 셋, 뜨거운 여름날에 더 뜨거운 이별을 경험해봤어. 언니가 많이 좋아했고, 지극히 헌신적이었고, 해바라기 같았던 연애 끝에 결국 지쳐서 먼저 이별을 택한 연애였지. 시작할 때에는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면 언젠가는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는데, 결과적으로 세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살만 10kg 정도가 빠질 만큼 큰 스트레스를 받은 연애였어. 헤어지지 않으면 몸이 먼저 무너질 것 같아서 이별을 고하던 날, 햇살이 몹시도 선명하고 따가웠던 그 날이 여전히 또렷이 기억에 남아있어.
그 후 6년 동안, 마음이 어긋나고 깨어지는 과정을 몇 차례 더 겪은 후에 지금은 언니를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서 함께 잘 지내고 있어. 어느 한 사람에게도 길게 정착하지 못했던 언니가 오랜 시간 동안 한 사람을 사랑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주위 사람들도 응원하게 만드는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중이야.
스물 셋의 언니는 몰랐어, 사랑은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라는 것을. 사랑은 ‘관계’이기 때문에 양방향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랑은 ‘짝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 별도로 분류한다는 것을. 그 관계가 건강 하려면 소통과 이해, 공감이 필수라는 것을.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차분히 앉아서 깊이 생각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어. 존재 그대로의 너를 오롯이 이해해주는 사람인지, 아름이가 아무런 계산 없이 무조건적으로 아끼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언행을 보고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인지, 공통점과 공감대가 충분한 사람인지를 충분히 고민한 후에 선택하기를 바래.
얼마나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지, 나이가 많고 적은지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야.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조금 더 편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 돈이 행복을 만들어주지는 않아. 하지만 이해와 배려, 귀감과 공감대가 충분하다면 그 사랑은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는 않고, 자주 싸우더라도 금방 화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지 않는 것 같아.
낭만적인 연애가 아니라 현실의 난관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언니가 스스로에게 적었던 메모를 너에게도 건네고 싶어.
“정말 사랑하면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고 보듬어줘야 한다. 사랑 받고자 하는 생각 이전에 사랑해줄 생각을 하자.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 이전에 마음으로 지지해주는 연습을 선행하자. 서로의 행복과 편안함이 곧 스스로의 행복과 편안함임을 잊지 말자.”
너의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으로 꼬옥 안아줄 수 있는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를 바랄게.
'실패의 자유'는 막내살롱 주인장인 저의 20대를 돌아본 자전적 독립출판물입니다.
서른 살 언니가 된 제가 20대의 저에게 꿈, 사랑, 취업, 회사생활, 이직 등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글로,
'월급봉투의 두께가 행복의 크기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깨달음의 산물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취업준비생(예비 막내)과 직장인(현직 막내)의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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