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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음 Feb 24. 2018

[시즌 1] 9. 여덟 번째 걸음

상하이 노신 공원에서 춤추고 있는 서른 살 아름이에게

아름아, 너의 퇴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해. 

자유인이 된 기분은 어때? 갑자기 시간이 넘쳐나니까 적응이 안 되지? 꿈을 향해 도전하려면 어디론가 이직해야 하는데 또 다시 적응할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프지?


사람들이 흔히 이르기를 새로 갈 곳을 정한 후에 퇴사하라고들 하지만 나는 퇴사 후에 이직하려 했던 곳과 갑자기 어그러졌고, 그래서 갑작스럽게 전혀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됐으며,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했기에 성공적으로 이직하지는 못한 것 같아. 너는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알려줄게.



이직을 준비하기 전에, 너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명확한 답을 찾아야 해. 현재 회사에서는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새 회사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개선되기를 바래? 회사를 옮기더라도 유지됐으면 하는 현재 회사의 장점은 무엇이야? 이직의 이유와 새 회사에서의 목표는 무엇이야? 업무 영역, 업무 강도, 급여, 복리후생, 업무 분위기와 인간 관계, 통근 거리, 사회적 명성 등의 평가 요소들에 대한 너의 최소한의 기대치는 어느 정도이고 우선 순위는 어떻게 돼?

위의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너는 새 회사에서도 실망할 가능성이 높아. 설령 새 회사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입사를 결정했더라도, 평가기준이 명확히 확립되지 않은 너의 머리가 단점은 축소시키고 장점을 부풀린 상태에서 섣부른 의사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거든. 



심지어 평가 기준도 없고 새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확보되지 않았다면, 그 이직은 거의 실패라고 생각해도 무방할거야. 이직의 결과를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인데, 대부분의 조직에는 한 가지씩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입사 후에는 그 문제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직장을 찾는다는 행운은 이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지.

심사숙고 끝에 평가 기준을 세웠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서 새 회사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정확하고 폭 넓게 모았다고 해도 이직한 후의 만족도가 더 나빠질 수도 있어. 이직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너의 가치관이 변화될 수 있고, 너 스스로도 몰랐던 너의 새로운 성격이나 특성을 발견할 수도 있거든. 

실제로 나도 이직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내가 급여 수준과 재테크에 대해 상당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고, 그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전 직장과 비교했을 때 새 직장의 만족도가 오히려 내려가는 경험을 겪어야만 했어.



이직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들은 인터넷에 관련 글이 많으니까 이 편지에서는 생략할게. 너 스스로를 잘 탐색한 후에 명확한 평가 기준을 세웠다면 적극적으로 새 회사를 알아보고, 필요하다면 헤드헌터를 적절히 활용해서 성공적으로 이직하기를 바래. 만약 퇴사 후에 이직이 아닌 학업, 창직(創職), 창업 등의 길을 택하게 되더라도 명확한 평가 기준과 도전 목표를 세우는 과정은 잊지 말고 실천해야 함을 명심하고.


너의 인생 2막이 성공적이기를, 빛나는 앞길로 이어지기를 응원해!




'실패의 자유'는 막내살롱 주인장인 저의 20대를 돌아본 자전적 독립출판물입니다.

서른 살 언니가 된 제가 20대의 저에게 꿈, 사랑, 취업, 회사생활, 이직 등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글로,

'월급봉투의 두께가 행복의 크기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깨달음의 산물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취업준비생(예비 막내)과 직장인(현직 막내)의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막내살롱 마담 리와 이야기 하고픈 모든 막내님께서는 youngestsalon@gmail.com 으로 메일 주세요.



현직 막내와 예비 막내의 모임터, 막내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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