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8. 일곱 번째 걸음
이십 대의 마지막 주를 히말라야에서 보내고 있는 스물 아홉 아름이에게
아름 대리, 요즘 고민이 많은 것 같은 얼굴이야.
5년차가 되니 슬슬 이직 제의가 들어오지?
5년 전 신입사원 시절에 세운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이 많이 흔들리지?
이제 돈도 제법 모은 것 같고, 그 동안 쌓아온 경력이 있으니 퇴사하더라도 어딘가에는 다시 이직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기 시작할거야. 아름이의 고민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언니가 오랜 꿈과 현실 사이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실천에 옮겼던 경험을 들려줄게.
언니는 입사 후 만 5년 만에 처음의 목표를 모두 이뤘어. 그러고 나니 회사 안에서는 새로운 목표가 잘 수립되지 않고, 5년 동안 미뤄뒀던 오래된 꿈만 계속해서 마음속에 떠올랐었어. 어느 정도 안정된 경제적인 기반을 갖추고 나면 빈곤 문제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 더 이상 퇴사를 미루면 관성이라는 괴물에 발목이 붙잡혀서 회사라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버릴 것만 같은 기분을 이겨낼 수 없어서 결국 큰 고민 없이 다소 성급하다 싶을 정도로 퇴사를 택했지.
인생의 첫 번째 퇴사였고,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기에 처음에는 한없이 들뜨고 기분이 좋았어. 쇼생크 탈출에 성공해서 자유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지. ‘저 이제 퇴사합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그 동안 쌓인 체증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이었어. 그런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지. ‘그래서 퇴사 후에는 뭘 해야지? 정말로 이렇게 대책 없이 내 꿈을 향해 무작정 부딪혀도 될까?’
고민과 걱정은 커져 갔지만 퇴사라는 결정은 이미 엎어진 물이었지. 퇴사일이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도 커져갔어. 밤잠을 설치고, 퇴사 후에 백수가 되는 악몽을 꾸고 일어나면 온몸이 피로함에도 다시 잠들고 싶지 않는 밤이 반복됐지. 그제서야 깨달았어, 준비 없는 퇴사는 무모한 짓임을.
모든 생명체는 한 번은 죽게 되는 것처럼, 우리 모두 언젠가는 현재의 회사를 떠나게 되지. 회사를 나오기 전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
우선, 꿈을 현실에서 펼치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매개체가 필요해. 꿈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안정적인 수입원의 형태로 변신하기 전까지는 생활비가 필요할 때, 혹은 꿈에 도전하기 위한 자본 투자가 필요할 때에 필요한 돈을 조달할 수 없다면 꿈의 실현은 결국 무리수가 되거나 후일로 미뤄질 수 밖에 없지.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동안 성실히 저축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뛰어들기를 추천해. 인터넷에서 적금, ETF, 주식, 채권, 가상화폐, P2P 금융 등의 정보를 폭넓게 수집하고 너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꿈을 향한 금전적 발판을 만들어가기를 바래.
또한, 꿈꾸는 분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한 후에 퇴사를 결정해야 해. 새롭게 도전할 영역은 장/단점이 무엇이고 단점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 영역에서 네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그 기대감에 부응해갈 수 있을지를 명확히 계획해야 해. 이 과정이 선행되지 않고 준비 없는 퇴사를 감행한다면, 예상보다 훨씬 더 열악한 업계의 현실을 보고 깊은 좌절에 빠질 수 있어.
명심해, 준비 없는 퇴사는 실패의 지름길이야. 너의 퇴사와 새로운 꿈을 향한 도전을 응원해!
'실패의 자유'는 막내살롱 주인장인 저의 20대를 돌아본 자전적 독립출판물입니다.
서른 살 언니가 된 제가 20대의 저에게 꿈, 사랑, 취업, 회사생활, 이직 등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글로,
'월급봉투의 두께가 행복의 크기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깨달음의 산물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취업준비생(예비 막내)과 직장인(현직 막내)의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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