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 캄프 누 구장에서 열광 중인 스물 여덟 아름이에게
아름 대리, 승진을 축하해.
바르셀로나는 어때? 메시는 TV에서 보던 것만큼 더 멋져?
유독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너에게 바르셀로나가, 메르세 축제가 마음의 위로가 되길 바래.
회사에 적응되고 나니 일보다 사람이 더 어렵지? 결국 일도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 성과는 개인 역량 말고 관계 관리도 필요한 부분인데, 아직까지는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겠다. 학생 시절과는 너무나도 다른 직장인의 인간관계에 대해 적어볼까 해.
학생 시절에는 친구들에게 이해관계를 계산할 일이 비교적 적었지. 간혹 같은 수업을 듣게 되면 학점을 경쟁하거나, 함께 밥 먹을 때 누가 계산을 더 많이 하고 적게 내는지 정도가 학생 시절의 인간관계에 대한 계산의 대부분이었을 것 같아.
하지만 직장 생활의 친구, 즉 입사 동기는 조금 달라. 입사 동기들과 함께 하는 사적인 술자리는 편안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입사 동기들과 일을 함께 해야 하고 때로는 부서가 다르기 때문에 이해 관계가 완전히 다를 때도 존재하지. 평소에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업무의 조력자이지만, 인사 평가와 승진에 있어서는 경쟁자가 될 때도 있고.
선/후배 관계도 많이 달라지지. 대학 시절의 선배는 순수한 조언자, 때로는 친구 같은 사이였다면 회사 생활의 선배는 조언자 이전에 직장 상사이기 때문에 업무 지시와 결과에 따른 질책이 뒤따르게 되어 있고, 동일 직급 내에서는 입사 동기와 마찬가지로 평가와 승진에 있어 경쟁자가 되기도 하지.
결론적으로 회사 내에서의 인간 관계는 지시와 평가/승진이라는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대학 시절만큼 편안하기 어렵고,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퇴사 후에도 지속되는 것 같아.
우선, 인간 관계의 결이 대학 시절과는 달라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편안히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해. 대학 시절만큼 편안히 마음을 모두 터놓는 관계를 만들어가기 어렵다는 점, 설령 운이 좋아서 그러한 관계가 만들어지더라도 그 관계가 스스로에게 늘 편하거나 이득이 되기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해. 대학 시절과는 다르게, 너무 가까운 관계는 양쪽 모두에게 해가 될수도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면 적정한 선을 유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그리고, 질책과 미움에 대해 적당히 흘려버릴 수 있는 마음을 유지하길 바래. 회사 생활에는 성과 평가라는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질책이 뒤따를 수 밖에 없고, 그 질책에서 교훈은 취하되 감정적인 비난은 흘려버려야 마음이 덜 상처받고 회사 생활을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어. 미움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야.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회사 생활에서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미움이 생겨날 수 밖에 없고, 이 또한 적당히 흘려보내야만 마음이 편해져.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지. 회사에서의 인간 관계도 비슷해. 같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누구보다도 친했던 동료도 퇴사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결국 대부분의 인간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정리되고 줄어들며 좁아진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인간 관계 때문에 너무 상처받거나 시간과 에너지를 과하게 소모하지 않기를 바랄게.
'실패의 자유'는 막내살롱 주인장인 저의 20대를 돌아본 자전적 독립출판물입니다.
서른 살 언니가 된 제가 20대의 저에게 꿈, 사랑, 취업, 회사생활, 이직 등에 대한 조언을 남기는 편지글로,
'월급봉투의 두께가 행복의 크기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깨달음의 산물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취업준비생(예비 막내)과 직장인(현직 막내)의 행복한 회사생활을 위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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