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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is Kunwoo Kim Oct 21. 2022

돈을 청구하자 어음이 날라왔다,바로 다음주가 월급날인데

행정처리를 이해하니 보이지 않던 문제가 눈앞에 펼쳐졌다

돈을 청구하자 어음이 날라왔다, 바로 다음주가 월급날인데 줄 돈이 없었다.


행정처리를 이해하니 보이지 않던 문제가 눈앞에 펼쳐졌다. 문제를 해결하고나니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우리가 성공을 직감할 때는 언제일까? 성공을 말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성공사례와 결과물이 있어야하지만, 떄로는 가능성의 실현과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것도 성공이라 말할 수 있다. 나의 사업은 아직 성공이라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나 10년을 버티면서 사업하는것도 성공이라면 작은 결실이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로 위태위태한 상황의 연속에서도 나는 희망을 놓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계속해서 찾았다. 희박한 가능성에서도 성공의 실마리를 발견하려 애쓰고, 기회가 주어질 때 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금도 여전히 기회를 찾고 버티기 작전을 유지하는 중이다.  


난 실행으로 옮기는 속도가 빠른 편이다. 일단 시작하면 종합적으로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을 때 오히려 전환할 계기라 생각해서 좀 더 성공적인 상황을 만들고자 했다. 서점 사업이 망하자 본격적으로 현금 유동성 위기와 부채 위기가 나타났다. 아무런 희망과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였고, 나의 사업은 이대로 망하는 때만 기다려야 하느냐는 생각이 커졌다. 사업이 망한다고 하면 어릴 적 집에 붙었던 빨간 딱지와 집안에 들이닥친 무서운 아저씨들이 생각난다. 길거리로 내앉아야만 했고 어린 동생을 데리고 친척 집을 전전하며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던 상황이 떠올랐다. 다시 나에게 그런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사업하며 위기가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도전, 혹은 그 전에 벌려놨던 일들이 운좋게 기회가 되기도 했다. 새로운 사업으로 시작된 현금 창출과 지속적인 제안, 그리고 투자유치 등,가능한 모든것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금 창출의 기회와 가능성을 사업을 할때 가장 최우선으로 한다. 어려웠을땐 차도 팔고, 카드깡으로 현금서비스도 해보고 가족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어려울땐 현금을 만들어 가장 먼저 세금, 직원들의 월급, 월세와 전기세를 냈다.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지금 당장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우선 처리했다.


사업하며 세금 문제가 생기면 줄줄이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체납이 시작되면 우선 한 달 정도는 미룰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체납통지서가 날라오고 가산세 대상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체납으로 국세납입증명서, 지방세납입증명서 등의 서류를 발급받지 못한다. 이는 공공기관 사업을 할 때 아주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사업 공모, 사업실행, 정산 과정에서 요구하는 서류이므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 나 역시 위기 상황에서 공공사업 잔금을 받기 위해 모든 돈을 끌어다가 세금부터 해결한 적이 있다. 보통 부가세 납부가 있는 분기별 마감, 개인 소득세를 내야하는 5월, 법인세와 기타 등등의 세금, 매달 나가는 4대보험과 기타 세금들은 부를 축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내는 게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저게 다 내돈이었으면 하면서 절세방법을 뒤지곤 한다. 순식간에 세금으로 현금이 빠져나가면 뒤이어 후폭풍이 닥친다. 현금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이렇게 세금 문제를 처리하고 나서야 기관 사업의 잔금 신청이 가능하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현금 유동성을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하는 것은 행정 처리 속도이다.. 보통 B2B 사업이 어려운 이유인데, 일반적으로 거래할 때는 돈을 먼저 주고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먼저하고 나중에 돈을 청구하고 받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나 기관 모두 돈을 거래하는 속도와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

서류 하나라도 누락되면 시간은 한정 없이 흐른다. 그렇기에 처리 과정과 기간에 대한 숙지, 어음 발행여부 등 행정 처리에 대해서도 항상 확인하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 즉 계산서발행 전 처리되어야하는 여러가지 절차와 과정을 항시 인지해야 하고, 사업 종료 후 결과보고서, 정산보고서, 완료계, 하자이행보증보험, 각종 공문과 승인 후 계산서발행 등을 잘 챙겨야 한다.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고 인력을 관리하는 것만이 사업이 아니다. 뒤에 어마어마한 행정 관리와 처리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각 기업과 기관마다 절차가 복잡하고 여러 가지다.

이후 이어지는 것이 급여와 월세, 각종 공과금 등이다. 고정 지출과 필요 지출을 구분하고 자금을 만들 수 있는 상황들을 엿보면서 계속해서 사업을 영위하기에 버티는 것도 성공이라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복잡한 사업일수록 거래규모와 거래처등의 처리해야하는 일은 일대다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행정과 운영에 들어가는 시간은 동일한데, 시장 규모 혹은 거래 규모가 작으면 투자대비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인 비즈니스모델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나 역시 복잡한 사업 투성이었던 상황들로 인해 위기를 맞았기에, 이를 극복하면서 사업을 간결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사업이 간결해지다 보니 이에 맞지 않는 조직원도 생기고, 그동안 성과가 나지 않았거나 성장하지 못한 동료와 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업의 운영비 측면에서 인건비는 상당히 큰 비용을 차지하는데 인건비, 체계없이 선심성 연봉 정책과 인상, 인센티브와 상여 지급 등은 경계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 사람 한 사람 따지면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합치면 꽤 큰돈이다. 거기다 실제 지급한 돈보다 더 지출되는 4대 보험료와 기타 세금은 보이지 않지만 써야하는 돈이다.

그래서인지 위기로 인해 생기는 조직의 변화는 조직을 좀 더 슬림하게 만들어 주었다. 일단 내 월급은 받지 않더라도 작은 조직으로 새로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슬림한 회사 구조와 인력 구성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 명확해졌고, 사업모델을 고도화 할 수 있었다. 만약 지금 스스로 생각하기에 복잡한 사업구조라면 좀 더 간결해지는 것을 추천한다. 정답은 아니지만 초기에는 단순하고 고도화 할 필요는 있다. 상품으로 대변되는 회사의 정체성도 간결해지고 이에 따라 직원들의 방향성과 사기도 명확해진다.


나는 위기를 겪고나서야 이를 깨달았으니 늦은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투자를 유치하면서 변화된 사업구조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었다. 회사의 정체성도 조력자의 역할로서 명칭할 수 있었고, 비유할 수 있는 브랜드도 생겼다.  


자금줄이 마르면서 투자유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행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대상은 아니었지만, 극 초기기업만 모집하던 프라이머 파트너스에 지원하면서, 인터뷰를 통해 그 윗단계 투자 유치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정해진 대상만 모집한다고 써있는대로 행동했으면 기회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뭐가 되던 사업모델과 나의 역할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사업기회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만난 투자사가 두곳이었는데, 돈의 규모를 떠나 인정해주는 곳과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초기 미팅에서 사업모델이 불분명하고 복잡하다는 의견으로 어려울뻔 했지만, 사업모델을 다듬고 나서야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도 원했던 결과였다. 투자 유치를 해서 만난 기업은 모두가 한결같이 어렵다는 반응이 었다. 그러니까 투자회사로서 우리 회사가 매력적이긴 하나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었고, 회사의 방향과 활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나 역시 모든 영역에서 조금씩 돈을 버는 구조였지 제대로 한 가지에 집중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는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각각의 영역을 포기하기 어려워서 버티었던 게 사실이다. 


나는 투자자로부터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충고와 조언을 받아들여 빠르게 직였기 때문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그 이후에 성장과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받았고, 실제 매출이 올라갔다. 모든 것을 하기보다 하나를 제대로 키워서 성장시켜 확장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자가 결코 성공을 나타내는 척도가 아니다. 투자는 수단이지 목표를 위한 공동의 이익표출행위인 것이다. 하지만, 어쨋든간 인정받은 결과물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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