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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워커 Dec 13. 2021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일잘러 동료들을 통해 깨달은 3가지 불변의 특징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상반기, 하반기 2번에 걸쳐서 360도 업무 평가를 진행한다. 360도 평가에서는 같은 팀 동료, 타 팀이어도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동료, 그리고 상사 평가 및 셀프 평가 등… 말 그대로 전방위적으로 서로서로에 대한 업무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라는 게 사실 어떤 방식으로든 스트레스다. 나도 평가받고, 나도 다른 사람을 평가하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일단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Q. 나는 한 해 동안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을까?

Q. 일 잘하는 사람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스스로를 단번에 판단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 힘들다면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래서, 내가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에 '일 잘한다'라고 느꼈던 일잘러 동료들의 공통점을 뽑아보고 실제로 나도 그런 사람이었는지 판단해 보려고 한다.



1. 먼저 제안하고 움직이는 사람 (Self-motivated person)

산업이나 업무 카테고리에 관계없이 열정적인 구성원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CRM 마케터 K는 우리 팀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료 중 한 명이다. 그녀는 1년 전 입사 초기만 해도, Braze 라는 툴을 통해 단순 전체 푸시 발송을 하는 게 업무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해당 툴을 앱팀과 함께 협업하며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며 업무 스코프를 무한적 확장 중이다.


1) 세부 타게팅 푸시 개발 2) 앱 내 다양한 진입점에 팝업과 모달 배너 등의 기능 추가 3) 전사 푸시 및 팝업 스케줄 관리 등 1년 만에 업무 범위가 크게 증가하였다. 인프라 세팅이 고도화될수록, 업무 스코프가 넓어지는 게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한다. 업무 환경도 본인의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바꾸고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특히나 요즘 K와 함께 업무을 할 때 고맙다. 프로모션 혜택과 프로세스에 대해서 브리핑을 해주면, 며칠 뒤에 전체 CRM 플랜을 짜서 들고 온다. 단순히 내가 생각할 수 없는 전체 푸시, 팝업을 뛰어넘어 조건에 맞는 세세한 타게팅 전략을 가져온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동료다. 이런 동료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싱크 미팅도 먼저 제안하고 진행상황도 중간중간 알려주고 나중에 인사이트도 여러 그룹 내에 전파될 수 있도록 공유한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며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주변에 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2. 일정 관리를 잘하는 사람

너무 뻔한 변명 같지만 실무를 하다 보면 매번 일정에 치여서 미리미리라는 게 잘 안된다. 맨날 닥쳐서 알려주고, ASAP 으로 해주세요... 이 말도 지겹다. 하지만 우리 팀 디자이너 P가 파트 리더로 오면서, 이런 우당탕탕 문화가 사라졌다.


목요일 아침 여덟 시가 되면 슬렉 채널에 전체 태그 하여 공지를 진행한다.

<마케팅 디자인 일정 접수 알림>
안녕하세요. 금일 오전까지 차주 진행할 마케팅 디자인 일정 Task 생성 부탁드립니다. (접수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일정 보드 Backlog에 일정명과 디자인 듀데이트 넣어서 생성해 주시면 됩니다.


참 간단한 일인데 하나의 시스템이 안정되기까지는 또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긴 한다. 처음에는 맨날 일정을 놓쳐서 테스트 접수를 했고... 그때마다 디자이너 P가 "OO 프로모션 디자인 들어가야 되지 않아요?" 먼저 챙겨주신다. "아 죄송해요 다른 업무 처리하고 있어서 잊고 있었어요." 잊었던 내 일정까지 확인해주는 천사 같은 동료가 있어서 행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시장 대응을 하거나 경쟁사 대응을 할 때 나가야 하는 프로모션과 그에 따른 디자인 테스크가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기획자도 힘들고 디자이너도 일정을 마련하기 어렵다. 고민 끝에 디자이너 P가 먼저 제안해주셨다.


"매번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가 없으니 그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템플릿 작업을 해야겠어요." 그럼 또 난 "너무 좋아요! 얼른 기획서 만들어 드릴게요." 하고 대답한다.


업무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제안해줄 수 있는 디자이너가 우리 팀이어서 또 한 번 다행이다.



3. 공유를 잘하는 사람

코로나19로 전사 재택을 시작한 지 거의 2년이 되었다. 일단 물리적인 출근을 안 하니까 각자가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이를 보안하기 위해 데일리 텍스트 스크럼과 화상 스크럼 회의를 진행하지만 그래도 계속 어떤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서로서로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다. 즉, 텍스트를 통해 공유하는 문화가 필연적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1-2년 전만 해도, 전사적으로 전체에게 공유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다. 더불어 팀 내에 공유를 할 때도, '내가 하는 일이 성과가 안 났는데 공유하면 누가 뭐라고 하는 게 아닐까?', '굳이 이런 작은 일까지 공유해야 하나?' 싶었다.


아주 잘못된 생각을 하던 꼬꼬마 시절이었다. 무조건, 내가 하는 일은 작든 크든 성과가 좋든 안 좋든 공유해야 한다. 안 그러면 누가 도와줄 수도 없고,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된다.


그래서일까? 미친 듯이 공유하고 끊임없이 개발, 디자인 모든 영역들과 싱크 해야 하는 프로덕트 오너(PO)들이 일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프로덕트 오너 L은 한 때 같은 팀이었던 동료이다. 우리 회사에 온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나이대도 비슷하고 이 전 경력도 커머스 PM 출신이어서 항상 의욕 넘쳐서 좋아한다. 지금은 다른 팀이 되어 가끔 프로젝트 단위로 일할 때마다 만나는데 그럴 때마다 반가운 건 기본이고, 같이 일하는 게 참 즐겁다.


스크럼 때마다 논의했던 내용과 해야 할 일을 Bullet point로 정리해서 올려주고, 어떤 게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을 때는 빠르게 유관자들을 소환하여 커뮤니케이션한다. 업무 속도가 빨라서 좋다. 티키타카가 너무 잘돼서, 이 친구랑 더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 는 생각을 들게 해 준다. 그래서 나도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생각나거나 발견했을 때, 자주 편하게 L에게 이야기해준다. 그러면 또 그녀는 "오 너무 소름인데 OO님이 이거 해보자고 했었거든요. 진짜 우리 내년에는 이거 꼭 해봐요!"


척하면 척하고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동기화'가 되는 동료를 만났다는 게 행운이다.




취준생 땐 어떻게든 직장인이 되고 싶어 하다가도, 막상 직장인이 되면 퇴사가 하고 싶어 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물론 꽤나 자주 출근하기 싫지만 그래도 배울 점이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그들과 일하는 게 좋아서, 나도 좋은 동료가 되고 싶어서 계속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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