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Nov 29. 2024

반갑고 그립고 뿌듯한 과거의 나

241128

반갑고 그립고 뿌듯한 과거의 나



선생님이 부산 행사 관련해서 명령 하달했다. 좋은 동지를 만들어 올 것과 말로만이 아닌 진짜 책문화기획자로서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예전 같으면 “네, 선생님” 했을 텐데 대가리가 굵어져서 이미 나는 책문화기획자다. 그동안 책문화 관련해서 내 나름의 메시지를 냈고, 그에 걸맞은 활동도 했다. 여기서 파급력이 생기면 상위 클래스로 가는 건데 그건 되게 어려운 일이고 아시다시피 그쪽으로는 많이 약하다. 문화는 전파해야 하는 거니 그 부분에서라면 할 말은 없지만 책공방 소도 열심히 키우면서 이 정도 했으니 이만하면 됐다.


상위 클래스가 되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나 스스로를 지키는 일은 그보다 더 귀한 일이라 지금은 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평소답지 않게 너무 세게 나갔나 생각했는데 강연 자료 만들다 보물을 발견했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책만들기실험실 앞에 ‘사부작’이 붙어 있던 시절에 참 열심히, 재미나게 살았다. 이런 시간이 지금의 나를 지속하게 해주고 있구나 싶다.


그래, 역시 내가 재밌고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 이때도 선생님이 제발 너 좋아하는 것 좀 하지 말라고, 그런 건 집에 가서 하라고 얼마나 잔소리를 했는지 모른다. 아, 그나저나 강연 자료 만들다 추억은 방울방울 돼버려서 진도는 못 나가고 마음만 몰랑말랑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