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전도서 3:13)
아주 오래전 ‘히어리’라는 생소한 꽃을
경기도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만난 적이 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에도
당당하게 피어난 꽃을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이후 꽃을 친구로 삼아 살아가면서 그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상황들 때문에 거의 20년 가까이 실물을 만나질 못했다.
올봄에 누군가 이 꽃을 만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늦기 전에 마음먹고 ‘아침고요수목원’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그냥 올해도 못 보고 지나가려니 했다.
어느 날 봄,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봄날 잠시 집 근처의 남산 소공원으로 산책하러 갔다.
그런데 그곳 여기저기에 히어리가 만발했다.
먼 곳으로 가야만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그 꽃이 지척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특별한 것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는 것은 하찮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일상인 것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평생에 이루기 어려운 소원일 수 있다.
내가 맞이하는 오늘은
어제 이 세상을 떠난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지만 맞이하지 못했던 그날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상을 감사하는 자는 깊은 감사의 삶으로 들어갈 수 있다.
기도
주님, 우리가 누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