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수 Aug 04. 2020

산수유

# 오늘은 유일무이한 날이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이사야 58:11). 



겨울을 온전히 보낸 마른 산수유 나뭇가지에 

생기가 돌자 노란 꽃이 폭죽 터지듯 피어난다.


겨우내 산수유의 나뭇가지는 

타는 목마름으로 겨울을 보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 몸의 물이 얼어 제 몸도 터져나갔을 것이다.


그렇게 

겨우내 목마름을 견딘 나뭇가지에 따스한 봄 햇살이 비춘다.

봄 햇살에 노곤해진 나뭇가지는 이내 꽃눈을 열고 꽃을 피워낸다.

한 송이처럼 보이는 작은 꽃에 수많은 작은 꽃들이 피어난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그렇게 세는 중에 또 피어나고 시든다. 



마른 가지에서 피어나는 꽃은 고난 뒤의 부활을 떠올리게 한다.

죽음 없는 부활은 없는데, 부활의 전제조건은 죽음인데,

고난 없는 영광에 취해 사는 사람들이 있다.


고난의 십자가는 싫어하면서 영광의 부활만 좋아한다.

불순한 사이비 신앙이 아닐 수 없다.


올해 핀 꽃은, 

세상에 유일무이한 꽃이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 

단 한 번도 없었던 날이요 없을 날인 것처럼. 


기도

주님,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별처럼 빛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소서. 아멘.



매거진의 이전글 히어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