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 문을 닫고
찌릿한 무릎을 이끌어
집으로 가다 말고
터미널 매표소 앞에 섰다
어제는 크리스마스였고 괜히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떠올라
문득 군산에 가고 싶어 졌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동국사
이성당 지린성 복성루 해망굴
너와 함께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사진을 찍고 싶다
매일밤 꿈꾸던 사랑이 내게도 올까
소원한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다시 기다리는 편지를 적어본다
'렌드라의 거위와 마리아 자이툰
외로움과 슬픔은 사라지고
너울너울 춤을 추며
천국의 정원 안으로 날아가요'
- 인도네시아 시인 렌드라의 '거위의 노래'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