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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dom to Transcend Dec 03. 2024

혹독한 겨울을 살아내자

그러면 곧 봄이 올지니

혹독한 겨울이다. 이제는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그런 겨울.


올해 1월 1일로 넘어가던 날이 생각난다. 남편은 당시 너무나도 우울했고, 새해가 오는 것도 딱히 축하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도 시험 준비 때문에 바빠서 1월 1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카운트다운도 매 년 하던 거였지만 올해엔 하지 못했는데, 그렇다고 남편 옆에서 속상한 티를 낼 수도 없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지내다 보니 12월이 왔다. 조금은 나아진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남편은 곧 있을 프로포절 디펜스 때문에 매우 힘들어한다. 분명 좋은 일이지만, 해내야 하는 부담감이 너무 커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아마 박사학위를 받게 되는 날까지 그렇겠지만, 지금은 더욱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느낌이다. 남편 신경이 매 초 곤두서있음을 옆에서 느낄 수 있다.


나는 남편이 디펜스 외에는 시간과 정신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만큼은 다른 모든 걸 책임지려고 한다.


언제나 그랬지만, 우리는 조금 더 경제적으로 궁핍해져 아마도 아파트 월세도 못 낼 것 같은 상황이 곧 올 것 같기에 나는 두 가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물론 다 몸을 쓰는 최저시급 일이라 해내도 버틸 있을까 싶기도 하다. 몸이 고되고 일도 힘든데, 절망적인 건 이렇게 해도 입에 풀칠을 못할 것 같다. 지금 하는 것 외에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찾아봐야겠다.


요즘은 남편의 논문에 쓰일 데이터 컬렉션도 돕고 있다. 남편이 쓰던 노트북을 물려받아 쓰는지라 8년이 넘은 웅웅대는 노트북을 부여잡고 데이터를 정리한다. 내가 돕는 일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할 만 하지만, 이 많은 양을 가지고 분석을 해야 한다 생각하니 갈 길이 멀다. 그래도 해내야 하는 거겠지.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내가 지원한 로스쿨들에서 합격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가고 싶었던 학교에서 합격 소식이 들려와 큰 행복을 느꼈다. 내년에 나는 진짜 로스쿨에 간다. 문제는 그때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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