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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영 May 15. 2017

3월의 목련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흩어지는 벚꽃이 나는 싫었다.

그런 꽃잎들 하나라도 잡고 싶다며 너는 손을 뻗었다.

이미 생명을 잃은 그것들에서 너는 무엇을 보았을까?

분홍 물결은 며칠에 거쳐 산산이 부서졌다.

덩어리째 몸을 던진 목련꽃도 짖밟혓다.

하늘거리는 꽃잎들처럼 가볍게 날리던 그 날의 기억,

나를 뜨겁게 보는 너의 눈은 내 마음을 차갑게 했다.

그 때 내가 말했었다면, 바람도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라고.

나는 그냥 입술을 쎄게 깨물었고 피가 났고 죽음을 생각했다.

벚꽃이 다시 피어나는 계절이 오기도 전에 너는 너의 변덕을 식었다는 말로 변명했다.

그제야 나는 말했다. 우리가 차갑게 사랑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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