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와 만나는 그 순간의 느낌
인적 드문 옥상에서 낯선 이와 만나는 것은 언제나 어색하다.
혼자 옥상에 올라온 사람은 어쨌든 행복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축 처진 어깨에 나름의 생각 거리를 얹고 계단을 오른다.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얼굴로 문을 열었을 때,
이미 아래를 보고 있던 낯선 이의 고개가 뒤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눈을 마주치고 어색해한다.
동떨어져 각자의 자리를 잡고 먼발치의 세상을 내려보노라면, 나는 그에게 이상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가 누구든, 어떤 고민이 있든, 우리는 힘겨운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때워내고 있다.
그 순간만큼은 낯선 그의 얼굴이 오래된 친구의 것보다도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게 안심한 나는 계단을 내려가 일상으로 섞여 들어간다.
사진: Unsplash의CHUTTERSN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