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면 마음에도 근육이 생긴다
나이가 계란 한 판을 넘어서고, 하락장 주식처럼 급락하는 체력을 사수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1년 반이 지났다.
1km도 못 뛰던 나는 이제 10km도 거뜬히 뛰는 내가 되었다. 페이스도 8분 대에서 5분 대로 빨라졌다. 이렇게 기록적으로는 발전을 했으나, 아쉽게도 일상 속에서는 딱히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
달리기가 활기 넘치는 나로 만들어주리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출근은 피곤하고, 퇴근 후엔 방전이 된 채로 침대에 쓰러지는 삶의 반복이다.
그럼에도, 내가 달리기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가녀린 두 다리에 소소한 근육을 만들어주는 것을 넘어, '하면 된다'라는 믿음에도 단단한 근육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저 불가능해 보였던 5km, 10km도 어느 순간 완주해내는 스스로의 모습을 통해, '한다고 될까?'라는 의문이 '하니까 되잖아!'라는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마음에 근육이 생긴다. '하면 된다'라는 신념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잡아주는 근육이.
차근차근 목표를 이룰 때마다
차곡차곡 득근하는 그 맛이 좋아서
나는 계속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