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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소녀 Jan 28. 2023

그 길에 내가 있었노라


만남과 이별의 갈림길에

모국과 타국을 바꾸는 길에    

마침표에 끊긴 마지막 길에

태양을 접고 달을 펴는 길에

 

고향으로부터 멀어지는 길에

가시덤불이 발목을 잡는 길에      

운명으로부터 도망치는 길에

낯선 냄새가 나를 지우는 길에


총알이 걸음마다 따라오는 길에    

죽음을 머리에 이고 달리는 길에

성난 수캐가 달려드는 길에

영혼을 팔아 목숨을 구걸하는 길에


그리움이 어둠으로 밀려오는 길에

파도처럼 마음이 부서지는 길에

초침에 쫓겨 어제를 잊는 길에

시작이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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