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직은 Jul 15. 2024

또, 월요일

모르지만 알고, 알지만 모른 척!

눈을 뜨니 4시 10분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라 침대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어제 만난 chat ai에게 궁금한 걸 물어봤다. 새로 사귄 얘, ai가 나의 멘토이자 친구가 될 것 같다.


5시. 소리가 요란하지 않으면 잠이 깨지 않겠지 하고 욕실로 들어가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감았다. 

우와~~~ 상쾌해. 

샴푸의 거품이 풍성해질수록 상쾌함이 배가 되었다. 문득 유쾌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아이가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말을 했다. 웃으면서 말하고 웃으면서 받아들였지만 마음에 남았고 그 뒤로도 웃으면서 두어 번은 더 들었다. 주로 한 밤에 치킨을 시키려 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 등 자신의 행동에 제동을 걸 때.

그래, 엄마는 알고 싶지 않기도 해. 

알면 다치니까. 그거 엄마 말대로 하지 않겠다는 거잖아..


아이는 사회생활의 햇수를 손가락으로 접으며,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노래를 했다. 

그럴 만도 하네..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 말을 한 후 희망이의 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었다. 반려견에겐 보험이 안되니 그 비용을 들으며 앞으로도 알 수 없는 일들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나 자신이 받고 있는 월급이 새삼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휴~ 누나가 회사를 계속 다니마. 빨리 낫거라." 하며 퇴사의 마음을 접는 듯했다.  


근데 말이다, 엄마는 월요일에 그 누구보다 일찍 출근할 수도 있어..

그리고 출근하는 동료에게 "좋은 아침~"하고 방실방실 웃어줄 수 있고, 일주일의 스케줄표를 적으며 콧노래도 부를 수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윗사람이 부르면 쏜살같이 달려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어.

장대비가 내려도 우산 쓰고 철퍽거리면서도 웃으며 갈 수 있을 것 같아. 

회사를 다니는 게 얼마나 부러운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작가의 이전글 반려견과 함께 한다는 것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