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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직은 Aug 29. 2024

가을이 코 앞에 왔네

이 더위를 견뎌낸 대단함


웰시코기 희망이는 13살. 디스크로 뒷다리로 서질 못한다. 디스크 수술 후 재활 치료 중.


희망이는 재스민을 자신의 샐러드바라고 여기는지 한 번씩 재스민 잎을 뜯어먹고는 토를 한다. 

그래서 재스민은 베란다의 희망이의 눈높이가 닿지 않는 테이블 위로 올려놓았다.


그렇게 베란다로 나가있는 재스민이 감탄을 할 만큼 꽃을 피워냈다.

이 더위에.

그 더위를 견뎌내고 피워냈다 생각하니 얼마나 애틋한지.


자는데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코 끝을 스쳤었다.

어디서 오는 거지? 했다가 아침 무렵에야 발견한 우리 집 재스민. 

작은 꽃들이 올망졸망 붙어 피어있지만 재스민 꽃을 보면 늘 품위가 느껴진다.

망울망울 꽃을 피워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있고, 여기저기 가지마다 소복하게 피어있는 것도 있고 그렇게 혼자서 애를 쓰고 있었다.


며칠 밖에 보지 못하는 꽃들도 아깝고, 그 향기도 곁에 두고 싶어 거실로 들였다가 희망이가 하루 전 움직임과 다르게 어려워해 혹시 싶어서 재스민을 다시 베란다로 내놓았다.


저녁을 먹고 TV를 돌리다 디즈니에 있는 "슬램덩크"가 눈에 띄어 보았다.

"포기하면 경기는 끝난다." 이 한마디 대사가 계속 남았다.

힘내자 희망아. 가을이 코 앞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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